(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오히려 고민거리로 부상하면서 홍콩증시가 빠른 속도로 매력을 잃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의 대형 기술주가 이미 약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시총 1, 2위 종목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오히려 시장의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3조원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때리면서 업계 전망에 불확실성을 드리웠다.

텐센트는 최대 주주인 프로수스가 약 150억달러에 달하는 2%의 지분을 매각했다.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3년 만에 다시 블록세일한 것이다.

두 주식은 모두 지난 2월 중순 기록한 저점에서 18%가량 하락했다.

엠퍼러증권의 스탠리 찬 리서치 디렉터는 "기술주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투자금은 전통적인 경제와 가치주로 유입될 것"이라면서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과거처럼 이번 분기에 견조한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대형 기술주들이 시장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윌륭 투자전략 헤드는 홍콩증시가 이번 분기에 타성에 빠질 수 있다면서 주가가 28,000~31,000 범위에 갇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 주가는 25,000으로 떨어져 약세장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에는 홍콩증시에서 본토 투자금이 127억홍콩달러 순유출됐다. 201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을 나타낸 것이다.

이달에는 110억홍콩달러가량이 다시 순유입됐으며 텐센트 순매수 금액만 93억홍콩달러에 달했다.

웰시증권의 루이스 쩌밍퀑 매니징디렉터는 시장 전망은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를 향해 오르는 것은 금융시장에 심리적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상원은 중국의 글로벌 팽창을 막기 위한 전략경쟁법안을 발의했다.

인베스코의 닉슨 마크 헤드는 이런 지정학적 위험이 단기적으로 항셍지수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홍콩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잇는 다리이다. 둘 사이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홍콩은 다른 시장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면서 "투자심리 측면에서 홍콩은 여전히 부정적인 쪽에 있다"고 말했다.

SC의 륭 헤드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주가가 시장 컨센서스에 비해 20~30%가량 낮게 거래되는 것 역시 투자심리가 상당히 약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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