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버그 "빠른 회복, 재정지원·통화완화·부채가 빚은 환상"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성격을 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부채 주도 성장의 문제를 언급한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끈다고 배런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경제전문가 사이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 중 하나는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을 유발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시적이냐 본질적이냐 하는 것과 연준이 이를 방치할 것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배런스는 소수지만 이런 시각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견이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의 회복 국면은 대규모 재정정책과 통화 완화책, 천문학적 부채가 빚어낸 고속회복경제라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대표주자는 로젠버그 리서치의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다. 그는 8월까지는 투자자들이 걱정하지 않겠지만 4분기부터는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좋은 숫자를 보여주는 고용보고서, 구매관리자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등등을 잠시 제쳐놓고 한발 물러서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지출이 긴급재정지원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는 명확하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의 흐름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지원이 잠시 멈추는 사이에는 지표가 썰물처럼 후퇴했다.

지난 7일 나온 2월 소비자신용 보고서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276억 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2017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월간 신용 증가다.

스탠퍼드 대학의 수전 체리가 이끄는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중 2조 달러가 압류 유예됐고 6천만 명 이상의 채무자에게 올해 1분기까지 700억 달러의 부채 지급을 유예받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다.

다른 나쁜 징조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채무자 10명 중 1명이 60일 연체에 들어갔는데 역대 최고 기록이다.

주식투자에서 신용대출도 폭발적이다. 월가의 자율규제 기구인 금융산업규제국(FINRA) 집계에 2월 후반 주식신용대출은 8천140억 달러로 2007년 이후 가장 빠르며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후불제 결제회사인 어펌의 활동고객은 최근 분기 450만 명이고 거래액은 21억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52%와 55% 증가했다.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모두가 경제활동 재개 파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나는 부채로 인해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투자자 보고서를 발간한 시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GDP 부채비율이 정점이었던 2차 세계대전 시기를 능가한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3월 미국의 연방부채비율이 109%, 일반정부부채 비율이 127%를 찍은 뒤 2023년 130%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티그룹의 애널리스트는 부채비용을 낮춘 낮은 이자율이 완화적 정책을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연준의 약속에도 결과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티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캐서린 만은 이런 악순환을 경고했다.

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이 실질 금리 혹은 인플레이션 조정 금리를 넘어서는 한 투자자들이 높은 부채비율을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그런 상황인데 문제는 언제 시장이 부채를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만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여기에 풀기 어려운 난제가 있는데 부채비용이 부담스러워지면 연준은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좀 더 기다리기로 결정한다. 이는 더 많은 부채를 촉진하게 되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훨씬 제약을 받고 있다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로젠버그는 이런 부채 파티가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결과적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거쳐 부도가 나겠지만, 미국 국채는 연준 재무상태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연준은 돈을 찍어낸다.

이런 로젠버그의 논리 한편에는 연준이 정책 도구를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이미 이자율이 0%이고 비전통적인 수단들을 전개한 상황에서 다음번 하락에서 연준이 어떻게 싸울 수 있는가 하는 우려가 있다.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생산성이 필요하지만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소비와 부채는 전략적이지 않은 특성이 있어 생산성을 오히려 갉아먹을 수 있다.

배런스는 논쟁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에서 성장으로 옮겨갈 수 있지만 표면상으로 성장률을 훌륭하게 보이도록 하는 동력은 독약처럼 위험할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2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