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세계 금융시장에서 고위험 자산이 팽창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매체는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존 금융규제망을 벗어난 그림자금융들이 고위험 거래를 늘리고 있는 점이 한 요인으로 보인다며, 향후 시장 환경이 바뀌면 이와 같은 위험이 손실로 표면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크루즈 업체 로열캐리비안크루즈가 발행한 회사채의 금리를 두고 시장 참자가들은 놀라움을 나타냈다. 2월 미국 S&P글로벌이 싱글 B등급으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음에도 발행 금리가 5.5%로 작년 5월(약 11.7%)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로열캐리비안크루즈와 같이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트리플B)에 못 미치는 저등급 기업의 채권 발행은 현재 급증하는 추세다.

리피니티브 등에 따르면 1~3월 발행액은 2천83억 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잔액은 2조 달러를 넘는다.

신용이 낮은 기업들이 담보를 제공하고 받는 대출인 레버리지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발행도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위기 발화점 중 하나였던 CLO의 발행 잔액은 작년 6천623억 달러로 5년새 50% 증가했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인수만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상장이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이후 누계 자금조달액은 올해 3월 기준 2천179억 달러로, 반년새 2.4배 증가했다. 홍콩 등 아시아에서도 스팩 상장 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암호자산(가상화폐)으로도 대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달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1위인 애플을 넘보고 있다.

한편 규제의 허점을 틈타 아케고스를 비롯한 패밀리오피스 등 그림자금융이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패밀리오피스의 자산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약 5조9천억 달러로 헤지펀드(3조6천억 달러)와 벤처캐피털(1조3천600억 달러)을 웃돈다.

이 가운데 영국의 그린실캐피털과 아케고스 사태 등 시장을 흔드는 사건이 늘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그림자은행은 은행보다 규제가 약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시스템적인 리스크로 발전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는 정기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이처럼 급팽창된 배경에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가 자리잡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와중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자세를 명확히 드러내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했다.

신문은 경기 과열 조짐이 강해지고 장기 국채금리가 튀어 오를 경우 고위험 자산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급변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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