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채권시장에서 차익거래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대차 가능 물량 부족이 심화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3년 국채선물 저평가 상황이 해소되지 못되면서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연결선물 일별추이(화면번호 3631)에 따르면 전 거래일 3년 국채선물 저평가는 -16틱으로 올해 들어 최대 저평 폭을 기록했다.

국채선물 저평가는 올 초 일시적으로 해소되기도 했지만 지난 3월부터 재차 심화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국채선물 저평을 최근 나타난 대차 물량 부족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3년 국채선물 바스켓에 속한 국고채 3년 지표물인 20-8호 대차 잔고는 전 거래일 7조943억 원, 대차 비율은 48.9%에 달했다.

원화채권 전체 대차잔고는 1월 82조 원과 2월 93조 원에 이어 지난달 95조 원대로 증가했다.

현물을 매수하고 국채선물을 매도하면서 헤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채선물 저평가가 심화한 만큼 현물을 빌려서 파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고 평가된다.

국채선물 저평가 상황에서 향후 저평 축소를 노리는 베팅 성격이기도 하다.

국채선물 저평가와 대차물량 부족은 서로 맞물려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대여해줄 만한 장기투자기관들은 거의 다 대여하고 있는 셈"이라며 "선물 저평이 심하다 보니 현물 대차 매도가 헤지 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대차 매도가 상당히 많은데 더는 들어갈 물량이 없어 국채선물 저평이 해소가 안 되는 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향후 헤지 수단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꼽혔다.

선물 헤지 없이 현물 포지션만 보유하면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 금리 급등 시 모든 구간에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차 리콜이 들어왔을 땐 쇼티지가 발생해 강세를 보이고 이후 급격하게 약세로 전환하는 등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3년 국채선물 저평 해소와 관련해 외국인 거래에도 주목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선물 누적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현물을 대차해 매도해도 국채선물 저평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8조 원 가까이 3년 국채선물을 누적으로 팔았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채선물이 강세장에서 더 강하고 약세장에서 더 약해 포지션이 쌓이다 보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금리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해야 포지션이 늘고 줄고를 반복하면서 운용되지만 최근엔 계속 약했었다"고 말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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