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세에 동조하면서다. 미 국채 수익률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데다 입찰 물량이 무난하게 소화된 데 안도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0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430엔보다 0.390엔(0.36%)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5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084달러보다 0.00466달러(0.39%)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0.34엔을 기록, 전장 130.28엔보다 0.06엔(0.0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6% 하락한 91.799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미 국채 수익률은 미국의 CPI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데 안도하며 10년물 기준으로 한때 연 1.62% 언저리까지 내려서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한 때 1.77% 수준까지 치솟았던 데 비해서는 안정적인 흐름이다.

당초 인플레이션 우려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였던 3월 CPI가 시장 전망치 수준을 소폭 웃도는 데 그친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3월 CPI는 전월보다 0.6% 올라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5% 상승을 상회했다. 2월 0.4% 올랐던 것보다도 상승 폭도 커졌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0.2% 상승을 웃돌았다. 3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2.6% 올라 시장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발언 수위를 높인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겠지만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연준의 진단에 동조하는 시장 참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공급망의 문제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경우도 있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미 국채 30년물 입찰이 강한 수준에서 소화된 것도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국채에 강한 수요가 수익률 하락세를 견인하면서다. 이날 입찰이 실시된 24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30년물은 입찰이 시작됐을 때 수익률보다 1.8bp 낮은 2.320%에 발행됐다. 응찰률도 2.47배로, 이전의 2.28배보다 높았다. 전날 실시된 미 국채 입찰도 10년물 수익률이 1.68% 수준에서 낙찰되는 등 큰 무리 없이 소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들어 강세 흐름을 다져왔던 달러화는 이달 들어 미 국채 수익률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 데 동조해 약세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무질서한 통화 정책 긴축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최고의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월간 펀드매니저 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 공포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제는 테이퍼 탠트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조 마님보는 "예상 가능한 미래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에 변함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결국 더 낮아지기 전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경제는 연준의 각본을 따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TD증권 유럽통화전략 헤드인 네드 럼펠틴은 "인플레이션 수치만으로 달러화가 움직일 가능성은 작지만, 미 국채 수익률의 반작용으로 특히 달러-엔 환율 등 외환시장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인 짐 리드는 "향후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널리 퍼져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급망 문제가 있고 그로 인해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면 그건 교과서적인 인플레이션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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