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아케고스 사태에서 드러난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에 채권 금리 급등까지 이어지면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명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13일(현지시간) 포브스를 통해 "아케고스와 지난 1998년의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붕괴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LTCM은 엄청난 레버리지를 일으켜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으나 러시아의 채무불이행으로 붕괴 위기에 직면했었다. LTCM이 세계적으로 거래하던 파생상품 규모는 1조달러를 넘었고, 금융위기를 우려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도해 구제금융에 나섰다.

페섹은 "LTCM과 아케고스는 세부적으로는 다르지만 '과거의 위기는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오만한 믿음과 과도한 레버리지가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또 다른 LTCM의 붕괴는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세를 경고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며 "미국 국채 금리는 회사채와 주택담보대출, 자산담보대출, 지방채 등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며 그 자체로 추가적인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최근 외신 인터뷰를 통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 이상으로 오르면 투자자의 추가적인 파멸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페섹은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 시나리오는 골드만삭스도 겁먹게 했다"며 "아케고스 같은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란 우려(구겐하임 인베스트)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아케고스 사태로 아케고스와 블록딜에 얽힌 글로벌 투자은행의 손실이 불어났다.

이에 대해 페섹은 "아이러니한 부분이 많다"며 "아케고스 창업자인 빌황에게 불리하게 움직인 주식 중의 하나가 중국 교육업체 GSX테크에듀인데, 매출을 70% 이상 부풀렸다는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GSX테크에듀는 아케고스의 마진콜로 인한 블록딜 대상 종목이었다.

그는 "중국 본토 기업의 지배구조 리스크와 여전한 상장폐지 가능성 속에서 왜 헤지펀드 등의 미국 자금은 이에 노출되어 있는가"라며 "극도의 취약한 금융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페섹은 "금리 급등세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 하나 또는 두 개의 대형 헤지펀드가 붕괴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긍정적인 것은 세계 시스템이 심각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98년이나 2008년보다는 개선됐다는 것"이라면서도 "부정적인 것은 또 다른 LTCM 사태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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