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시장의 예상과는 반대로 큰 폭 급락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9.30원 급락한 1,11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7일(1,116.30원) 이후 약 일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낙폭은 두 자릿수에 육박한 수준으로 상당히 컸다.

달러-원 환율은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4일(14.90원 급락)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대로 떨어졌다.

이날 1,121.50원에 갭다운 출발한 환율은 장중 내내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오후 들어 1,120원 선이 깨졌고 마감 직전에는 10원 이상 급락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예상치 못한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이날 환율 급락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애초 시장의 예상대로 배당금 역송금과 관련된 매수 물량이 많지 않았다. 반대로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오며 환율을 급락시켰다.

장중에 네고 물량이 활발하게 나왔고 현대건설의 중공업 수주 소식이 들려오면서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개장 전 마(MAR, 시장평균환율)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이 남은 가운데 마플레이 관련 매도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급속도로 레벨을 낮추면서 롱스탑이 대거 발생했고 시장 심리도 급격히 반전되며 환율의 하락 속도를 가속화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날 환율은 배당금 수요로 하단이 지지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1,120원 선이 무너지면서 롱스탑이 본격적으로 나왔고 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듯하다"며 "시장에서 소화할 매도가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네고 물량을 보유한 하우스, 마 시장에서 매수한 참가자도 모두 레벨 낮춰보자는 생각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생각보다 적은 역송금 수급에 롱으로 치우쳤던 시장 심리가 어긋나서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너도나도 삼성전자 배당금만 기다리는 가운데 이날처럼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시장은 삼전 배당금 이슈에 환율 상승을 전망했는데 생각보다 물량이 나오지 않았다"며 "또 패스트 머니의 달러 롱 포지션 손절 매물에 1,120원을 하회하며 장중 환율이 1,115원대까지 하락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지켜봐야겠지만, 내일 역송금 관련 물량이 나오면 환율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배당 시즌이 끝나면 다시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아 1,100원대까지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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