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도 고점 부담에 따른 차익 시현 매물에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가격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여전한 비둘기 기조를 확인한 뒤 소매판매, 실업보험청구 등 주요 지표를 대비하며 소폭 하락했다.

달러는 미국 국채 금리의 안정세 속에 하락했다.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선반영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뉴욕 유가는 백신 공급 확대와 경기 회복에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크게 올랐다.

이날 또다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등판했으나 발언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 토론에서 경제가 성장 변곡점에 있다고 낙관하면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훨씬 전에"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추기 시작하고, 완전 고용을 달성하고,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 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경기 회복 과정에서 지표에 과잉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준은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다룰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고용은 대다수 지역에서 '완만하고, 보통 수준'으로 보고했으며, 물가는 지난번보다 "약간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미국의 수입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3월 수입 물가가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9% 상승을 상회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62포인트(0.16%) 오른 33,730.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93포인트(0.41%) 하락한 4,124.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8.26포인트(0.99%) 떨어진 13,857.84에 장을 마쳤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은행들의 기업실적과 파월 의장의 발언,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등을 주시했다.

주요 은행들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 시즌을 시작했다.

개장 전 나온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은행권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기술주들의 차익 시현 매물에 나스닥과 S&P500지수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JP모건은 이날 올해 1분기 52억 달러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환입하면서 순이익이 143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4.5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0.78달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10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골드만삭스는 분기 순이익이 68억4천만 달러로, EPS는 18.60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0.22달러를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웰스파고도 분기 순이익이 47억4천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배 이상 증가했고 EPS는 1.05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71달러를 웃돌았다.

한편,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이날 준거가격인 주당 250달러보다 훨씬 높은 381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최고 429.54달러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단번에 1천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오름폭을 이내 축소해 시초가보다 낮은 328.2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이날 가상화폐를 투기 수단이라고 규정하며, 가상화폐는 아직 결제 수단의 지위에는 오르지 못했다고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하락세는 기술주가 주도했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이 2% 이상 하락했고, 테슬라도 4% 가까이 떨어졌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도 1% 이상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업실적에 낙관했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폴 오코너 멀티에셋팀의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앞으로 몇 주간 눈길을 사로잡는 실적 지표와 매우 강력한 경제 지표가 나올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움직임을 정당화할 만큼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한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9%가량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0.34포인트(2.04%) 오른 16.9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상승한 1.637%를 기록했다. 전일에는 최근 3주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4bp 오른 0.16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상승한 2.32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6.3bp에서 이날 147.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지 않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소화하며 최근 안정세를 유지했다.

전일 발표된 3월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연간 대비로 강한 물가 압력을 나타냈지만,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조짐에도 국채 매도 대신 랠리를 나타냈다.

이날 3월 수입 물가도 인플레이션 압력 불어넣었지만,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3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예견됐던 것이라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당장 수치보다는 올해 후반 소비자물가지표가 투자자는 물론 연준에 더 정보가 된다고 예상했다.

시장은 오는 15일에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의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제시되지 않고 단지 얘기만 나누는 테이퍼링 논의가 6월에 있다고 가정해도 가장 이른 테이퍼링은 2021년 말에 시작될 수 있다"며 "그보다는 2022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테이퍼링 과정이 지속할 것을 보이는데, 금리 인상 논의 전 1년이 걸릴 것이어서 쉽게 2023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라넬로 대표는 "여름과 가을로 들어가면서 계속 더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수치와 추세를 보게 될 것"이라며 "임금 인상과 더해져 나타나면 올해 하반기 시장과 연준에 압박으로 작용하겠지만, 아직은 거기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예상보다 양호한 경제 지표, 이번 주 대규모 국채 공급을 볼 때 수익률 곡선 전반의 강세 이후 일부 되돌리는 게 타당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매 판매가 대폭 웃돈다면 미 국채에 약세적인 영향을 미칠 게 직감적으로 분명하다"면서도 "시장의 상당 부분은 경제 가속 기대에 이미 포지션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슈왑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국채수익률이 여기서 더 오를 가능성이 큰데, 많은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많이 움직였다 해도 10년물 기준으로 1.60%의 수익률은 글로벌 경제가 다시 팽창하고 성장하는 것을 생각할 때 전혀 높은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일시적이라고 계속 주장하겠지만, 예상보다 좋은 경제 지표와 정책을 동결하겠다는 계획을 조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얼마나 심각하고 광범위한 가격 압력이 있는지, 이들이 고용과 임금 전망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핌코의 요아힘 펠스 글로벌 경제 자문은 "연준이 올해 후반이나 내년 초반 점진적인 자산매입 테이퍼링을 시작하겠지만, 그 전에 이를 잘 알릴 것"이라며 "또 다른 테이퍼 탠트럼을 피하고자 이 움직임은 사전에 잘 신호를 주고, 테이퍼링이 끝난 후에까지 금리 인상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재확인이 동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10년물 국채수익률 오름세가 지속해 고점이 2% 범주로 올라갈 것"이라며 "상당한 국채수익률 상승을 촉발했던 최근 국채 매도세 이후 현 금리가 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 동안 지속하겠지만, 강한 경제 회복, 향후 1~2년 동안 연준의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투자자들을 오도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9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040엔보다 0.130엔(0.1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7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550달러보다 0.00240달러(0.20%)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0.44엔을 기록, 전장 130.34엔보다 0.10엔(0.0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8% 하락한 91.632를 기록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안정된 흐름을 되찾으면서 달러-엔 환율이 108엔대로 내려서는 등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일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연 1.62% 언저리까지 내려섰다. 전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데 대한 안도감이 반영됐다.

미 국채 10년물과 일본 국채 10년물의 스프레드도 150bp 안팎 수준으로 수렴하면서 엔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유로화도 미 국채 수익률과 독일 분트채의 스프레드 축소를 반영하면서 유로당 1.20달러 수준까지 올라서는 등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가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인 1.20달러 수준까지 다가서기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미 국채 10년물과 독일 분트채 10년물 스프레드는 이달 초에 200bp 수준까지 벌어졌다가 190bp 안팎 수준까지 좁혀졌다.

대규모로 실시되고 있는 미 국채 입찰 물량이 무난한 수준에서 소화되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약세요인으로 지목됐다. 채권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되면서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연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달러화 약세의 가장 큰 원동력인 것으로 진단됐다. 제롬 파월 의장 등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겠지만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다. 연준의 일관된 입장에 시장 참가자들도 수긍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빠른 속도로 잦아들었다.

이날도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훨씬 전에 고용 회복,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 평균 2% 인플레이션 등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통화정책 변화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영국 파운드화는 유로화에 대해 6주만에 최저치까지 급락한 뒤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달러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영란은행(BOE)에서도 대표적인 매파인 앤디 홀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사임 소식이 장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훌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에 "인플레이션이란 호랑이가 잠에서 깨어났으며, 이를 길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운드화는 0.20% 오른 1.37841에 거래됐다.

BK자산운용의 외환전략가인 보리스 슬로스버그는 "모든 달러 선호 거래는 수익률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수익률이 고점에서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달러화도 해당 부분만큼 동조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공포로 다시 안절부절못할 때까지 달러화 매수 포지션은 계속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외환분석 담당인 로날드 심슨은 "이번 주 미 국채 수익률의 상대적인 안정세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달러화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MUFG 전략가들은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 표명이 현 단계에서 미국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우리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가정으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롬바르드 오디에 외환 전략가인 바실리오스 기오나키스는 "4월과 5월에 백신 접종 추세가 증가하면 유로-달러 환율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97달러(4.9%) 오른 배럴당 63.1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3월 17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다며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한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2021년 글로벌 원유 수요가 전년보다 하루 57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보다 하루 23만 배럴이 증가한 것이다.

IEA는 전년보다 올해 원유 수요는 570만 배럴 늘어난 9천67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이전보다 하루 10만 배럴가량 상향한 바 있다.

OPEC은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600만 배럴가량 늘어난 9천65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5.1%에서 5.4%로 상향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통상 비관적이었던 IEA가 매우 강한 강세를 예상하면서 유가가 한 달간 지속된 박스권을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크게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589만 배럴 줄어든 4억9천242만3천 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250만 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들었다. S&P글로벌 플랫츠가 집계한 전망치도 290만 배럴 감소였다. 휘발유 재고가 30만 배럴 늘었으며 정제유 재고는 210만 배럴 감소했다.

서드 브릿지의 피터 맥날리 글로벌 산업 및 에너지 담당 대표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낮다"라며 "이는 다음 달 미국에서 시작되는 휴가철을 앞두고 우리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1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