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국채금리가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급락(채권가격 상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9.8% 급증해 작년 5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19만3천 명 급감한 57만6천 명(계절 조정치)으로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소식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1.53%대로 급락했다.

15일(미국시간) 배런스는 강한 경제지표에도 채권금리가 급락하는 것은 통상적인 채권시장의 반응이 아니라며 그 이유를 세가지로 추렸다.

우선 첫 번째로 1분기에 국채를 대거 매도했던 글로벌 투자자들과 자산운용사들, 연기금들이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올해 고점 대비 15bp 넘게 하락했다며 단순한 경제지표 호조가 투자자를의 매도(금리 상승)를 부추기기엔 불충분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실제 지난 13일 30년물 국채 입찰은 강한 수요를 보였다. 제프리스는 입찰 내용을 보면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번째 이유는 시장이 이미 3월 경제지표 호조 가능성을 반영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채권 매도세로 시장은 향후 5년간 인플레이션이 2.5%를 넘고, 연방준비제도가 이르면 2023년 초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반영했다. 배런스는 이날 나온 경제지표가 이와 같은 시장의 시각을 더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로는 3월 경제지표가 강하긴 했지만 지속적인 경제 과열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라는 점이다.

소매판매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휘발유와 자동차를 비롯한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 지표의 경우 전월 대비 6.9%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인 7.2% 증가를 밑돌았다.

배런스는 지난 13일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6% 상승했으나 음식 및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1.6% 상승에 그친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국채금리를 움직이는 동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의 정책이라고 판단했다. 다수의 연준 관계자들은 향후 수 개월간 나타날 인플레이션 확대는 일시적이며 당분간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채권 매입을 축소하기 전에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수많은 경고를 내놓을 것이며, 이와 같은 경고는 금리가 인상되기 훨씬 전에 나올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시장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얘기로, 연준의 이와 같은 스탠스도 국채금리 하락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런스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수요 증가 징후로 시장의 휴식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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