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삼성전자의 대규모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서울 외환시장은 역송금 물량의 강도와 시장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지난 3월 말부터 역대급 배당금 지급에 대한 외국인 역송금 여부를 두고 시장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드디어 결전의 날을 맞았다.

16일 연합인포맥스 배당금 지급 일정(화면번호 3456)에 따르면 이날 지급이 예정된 배당금은 총 15조2천498억 원으로 이 중 8조1천973억 원이 외국인 배당금이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배당금만 약 13조1천243억 원으로 외국인은 7조7천427억 원가량을 받게 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예년보다 훨씬 많아진 배당금에 외국인 역송금 강도도 이전과 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좀처럼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물량에 의구심도 점차 커졌다고 전했다.

최근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 회복 속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만큼 재투자 가능성이 커진 데다 시차를 두고 역송금을 진행한다면 환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삼전의 배당금 규모가 워낙 큰 만큼 미리 역송금 수요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관련 물량은 나오지 않은 듯하다"며 "처음에는 배당금이 많으니 역송금 물량도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식에 재투자하거나 시차를 두고 송금한다면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물량이 많긴 하지만 이미 상당 시간 환시에 반영됐고, 예년과 비교했을 때 역송금 물량은 우려와 달리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작년 4월만 해도 삼성전자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환시에서 역송금 우려가 커졌지만, 막상 역송금 영향은 미미했다.

삼성전자 배당금이 지급된 지난해 4월 17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기대에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오히려 10원 넘게 하락했다.

이후 환율이 다시 오르기는 했지만, 이는 역송금 수요보다는 유가 급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중설 등 위험 회피 심리에 영향을 받았다.

2019년 4월에도 삼성전자 배당을 전후로 환율이 올랐지만, 역송금이 원인은 아니었다.

외환 딜러들은 아직 삼성전자 관련 역송금 물량은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실제 물량을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이 이미 반영한 부분이 있는 만큼 배당금 지급만으로 환율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실제 역송금 물량이 나오는 강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삼전 관련 물량은 아직 안 나온 것 같다"며 "이번 주 1,127원까지 올랐을 때도 실물량이라기보다는 대부분 포지션 플레이였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내려온 것도 롱포지션 청산의 영향이지 물량에 따른 움직임은 아니었다"며 "투자심리도 많이 회복된 상태라 배당 지급에도 실제 물량이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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