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며 달러채 가격이 급락한 중국의 최대 자산관리회사 화룽자산관리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어떤 처분을 내릴지 주목된다.

중국 재정부가 최대 지분을 보유한 화룽은 최근 작년 연차보고서의 발표를 돌연 연기하면서 달러채 가격의 급락을 초래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화룽 달러채 가격은 한때 달러당 60센트까지 떨어지면서 높은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의 디폴트를 점차 허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화룽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기업은 없었다. 이 때문에 화룽이 디폴트에 빠지면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채 전반으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화룽이 발행한 역외 채권은 약 220억달러에 이르며,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화룽을 '투자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화룽은 1990년대 말 중국 정부가 설립한 것으로 당시는 중국의 많은 은행이 부실채권으로 어려움을 겪는 때였다. 화룽을 포함한 4대 국유 자산관리회사는 중국의 대형 국유은행으로부터 부실 채권을 인수했으며 이를 경매에 부치고 해외 은행 등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화룽 지분을 과거 헝펑은행의 구제금융 등을 포함해 부채 리스크를 해결해온 국부펀드의 한 사업부에 넘기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화룽에 대해 구제금융에 나설지, 달러채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감당하게 하거나 디폴트를 허용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엇갈렸다.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중국 정부가 화룽이 무너지거나 디폴트에 빠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중국에서는 디폴트 이후에 구조조정은 매우 복잡하고 화룽에게는 '부실 채권을 정리하라'는 국가적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 확충과 함께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새로운 경영진 출범 가능성을 예상했다.

가베칼의 허웨이, 장샤오시 애널리스트는 WSJ을 통해 "화룽은 매우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국 내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며 핵심적인 해외채권 발행업체이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베칼은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이라도 정부의 맹목적인 지원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효과에 대비해 위기 전이를 촉발할 수 있는 화룽 디폴트가 내포한 위험을 저울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결국 질서 있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며, 부실자산 처분과 함께 대형 투자자들에게는 10% 정도의 헤어컷(채무탕감)을 부과할 것으로 가베칼은 전망했다.

2019년 바오상은행의 국유화 때의 차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노무라는 중국 당국이 역외 채권에 대해 30%의 헤어컷을 부과해 "이전 회장의 부정행위를 가능하게 한 데 대해 투자자들에게 교훈을 가르칠" 가능성이 10%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본 전망은 역외 채무를 모두 상환하는 것이라고 노무라는 말했다.

닛케이아시아는 골드만삭스 자산운용과 블랙록, 애버딘 자산운용, GAM 인베스트먼트, 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 등이 화룽 채권에 익스포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투자자가 최근 포지션을 전부 혹은 일부 청산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5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