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헤지펀드 숏커버링 후퇴, 해외 투자자 매수 둔화 속에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0bp 상승한 1.571%를 기록했다. 이번주 9.3bp 하락했다. 지난해 6월 12일 주간 이후 일주일 낙폭으로는 가장 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8bp 오른 0.163%에 거래됐다. 이번주 0.6bp 올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0bp 상승한 2.260%를 나타냈다. 3주 만에 하루 상승 폭으로는 가장 컸지만, 3월 26일 이후 주간으로는 최대 하락 폭이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37.6bp에서 이날 140.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강한 경제 지표에도 가파르게 올랐던 장기물 국채 값은 이날 급등분 일부를 되돌렸다.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국채 값 상승에 일조했던 헤지펀드 숏 커버링이 대략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경제 회복,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국채수익률이 계속 오르고 국채 값이 내릴 것이라는 데 많은 베팅을 했다. 실제 올해 들어 국채수익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번 달 들어서는 경제나 인플레이션 기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예상이 너무 나갔다는 인식 속에서 국채 숏 커버링에 나섰고 국채수익률은 가파르게 떨어졌다.

전일에는 숏 커버링이 국채수익률을 과도하게 끌어내렸고, 이날은 이런 수급적인 힘이 이날 물러나면서 되돌림 속에서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다시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미 국채 매도를 주도했던 일본 투자자들의 최근 매수세도 한풀 꺾였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회계연도 말이 다가오면서 해외 자산 보유액을 대거 줄였다. 이로 인해 2월 해외 투자자의 미 국채 매도 규모는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 접어들자 미 국채시장 큰 손인 일본 투자자들이 돌아왔고, 전일 그 효과는 극대화됐다.

또 전일 국채수익률 급락세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일 선거 개입을 이유로 러시아에 보복 조치를 발표했는데 안전 피난처 수요가 커져 미 국채 값이 올랐다.

긴장 국면 등 이런 시장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요인들이 전일 모두 선반영돼 이날은 자연스러운 되돌림이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실제 10년 국채수익률은 전일 지난해 11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큰 10.6bp의 급락세를 보였고,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다음주 미 재무부는 24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180억 달러의 5년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에 나선다. 앞서 1천200억 달러의 국채 입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시장은 안도감을 나타냈다.

미즈호의 피터 맥칼럼 금리 전략가는 "경제 지표가 속도감 있는 미국 경제 회복을 확인시키는 상황에서 추가 기대가 생기는 만큼 되돌림을 보는 게 놀랍지 않다"며 "기술적인 요인이 대거 반영된 전일 국채수익률 하락세에서 일부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저스틴 레더러 국채 분석가는 "들쭉날쭉한 시장"이라며 "어제는 확실히 일부 일본 투자자의 매수가 있었고, 많은 숏 커버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퇴한 시장이 놀랍지 않다"며 "장중 꽤 상승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크리스 시크루나 경제 분석 대표는 "소매판매, 실업청구 등 어제 예상보다 강한 지표에도 어제 랠리를 보인 움직임을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아마도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에 따른 안전 수요가 일부 작용했을 수 있지만, 아시아 등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게 팩트"라고 진단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채권시장은 연준의 생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연준 위원들은 여름 내내 각 요소가 어떻게 실생활에서 작동하는지 보고 싶어한다"며 "3월은 환상적이었지만, 4월과 5월이 대답해야 할 질문들이 남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게라크 어소시에이츠의 크리스찬 게라크 창립 파트너는 "일본 경제 전망이 빠르게 악화한 점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미 국채수익률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며 "동시에 미 국채수익률은 일본보다 훨씬 더 가파른데, 일본 캐리가 어려움을 겪고 미국 캐리가 당분간은 좋은 피난처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BNP 파리바 에셋 매니지먼트의 다니엘 모리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확신을 줬기 때문에 최근 국채수익률이 내렸다"며 "연준은 한동안 이 메시지를 계속 줬지만, 시장은 마침내 이를 믿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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