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달 들어 국내 보험업계가 원화 국고채 10년물을 순매도했다. 올해 보험사가 국고채 10년물을 순매도한 것은 이달이 처음이다.

시장참가자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그동안 상승해 보험사가 10년물을 매도하고 초장기채를 매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형 보험사가 국고채 10년물 매도로 자금을 조달하고 초장기채 매수에 나선 것이란 얘기도 있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보험사는 이달 초부터 15일까지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 원화 국고채 10년물 4천180억원을 순매도했다.

앞서 올해 보험사는 국고채 10년물을 순매수해 왔다. 순매수 규모는 올 1월 9천877억원, 2월 1조1천709억원, 3월 1조118억원이다.

이달 보험사가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도 국고채 10년물이다. 보험사와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15일까지 국고채 10년 경과물(11-3호) 5천471억원을 순매도했다.

20-4호(국고채 10년 경과물)는 2천895억원 순매도했다. 18-4호(국고채 10년 경과물)와 17-7호(국고채 10년 경과물)는 각각 2천261억원, 1천840억원 순매도했다.

이에 대해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국고채 10년 금리가 상승했고 국고 3-10년 스프레드도 벌어졌다"며 "이에 보험사가 국고 10년을 매도하고 초장기채를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이달 15일까지 국고채 3년 금리는 19.3bp 올랐다. 5년과 10년 금리는 각각 24.8bp, 29.7bp 상승했다. 20년과 30년 금리는 각각 27.9bp, 26.9bp 올랐다.

이달 초부터 15일까지 보험사는 초장기 국고채 2조35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일평균 초장기 국고채 순매수는 1천850억원이다. 지난 3월 일평균 초장기 국고채 순매수는 1천456억원이다.

보험사 한 운용역은 "대형 보험사에서 이런 매매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사정이 빡빡한 중소형 보험사가 국고 10년을 매도하고 초장기채를 사들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사 다른 운용역은 "분할 매수를 원칙으로 초장기채를 매수하기도 바쁘다"며 "국고 10년을 매도하지 않는다"고 했다.

단기적으로 채권금리 탠트럼(발작)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보험사가 적절한 타이밍에 국고채 10년물을 매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금리 급등세가 일단락될 조짐"이라며 "국내 채권금리는 지난달 장기영역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이달 들어 하향세를 나타냈다"고 했다.

그는 "2분기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나 채권금리는 악재에 점차 둔감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외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수 있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금리 하향에 따라 스프레드가 축소될 수 있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2분기 경제지표 호조가 선반영된 가운데 채권 매도 포지션 청산 등 수급 이슈가 존재해 금리는 조정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금리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기회복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르면 6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늦어도 8월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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