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세계 각국에서 자연재해가 잇따르며 반도체 생산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이 올해 가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파로 가동 중단 사태를 빚었던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이 아직 완전 정상화되지 않은 데다, TSMC 대만 타이난(台南) 공장에 정전이 발생하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 사태의 핵심 원인인 전장시스템 제어칩(MCU)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의 기록적인 한파로 가동이 중단됐던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이 오는 6월에야 완전 정상화 단계에 진입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오는 5월까지 오스틴 공장의 반도체 제조 장비 등 주요 부품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체가 완료된 후 오스틴 공장은 가동 중단 이전 수준의 생산량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졌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전 세계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생산의 5%를 차지한다.

트렌드포스는 이번 가동 중단으로 12인치 웨이퍼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에 1~2%의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14~40㎚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생산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SSD의 가격 상승도 예상했다.

오스틴 공장과 마찬가지로 한파로 멈춰 섰던 NXP와 인피니온 등 반도체 기업들도 올해 여름께나 가동이 완전 정상화될 전망이다.

NXP와 인피니온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각각 세계 1·2위 업체다.

역시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일본의 르네사스도 지난 3월 후쿠시마(福島)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멈춰 섰던 이바라키(茨城)현의 나카 공장을 오는 6월 말에나 정상 가동할 전망이다.

르네사스는 지진 한 달 후인 지난 4월 공장 가동을 재개했지만, 공정을 완전 정상화하기까지는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이달 15일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타이난 공장에 6시간가량 정전이 발생했다.

이번 정전은 송전전력 케이블의 이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생산 중이던 3만여 개의 웨이퍼가 영향을 받아 약 10억 대만달러(약 393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TSMC는 타이난 14공장에서 12와 16, 40, 45, 55㎚ 제품을 생산한다.

특히 이 중 40, 45㎚ 라인에서는 최근 극심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차량용 MCU와 스마트폰용 CMOS이미지센서(CIS)를 생산하고 있어, 이번 정전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전력 문제뿐 아니라 대만 중부와 남부의 가뭄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TSMC는 하루 약 16만t의 용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중 87%는 재사용하고 있지만, 13%는 물차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현재 가뭄으로 대만 서부지역 댐의 저수량이 빠르게 줄고 있어 다음 달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TSMC 공장이 또다시 셧다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각국에서 재해로 잇따라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 따라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급난이 최소 올해 3분기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큰 현안은 지역주의보다는 지진과 정전, 화재, 가뭄 등 각종 재해"라며 "차랭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은 3분기에도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