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월가가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디지털통화(CBDC)를 차세대 시장파괴자로 지목하며 대비에 나섰다고 CN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디지털통화는 중국, 바하마 등에서 중앙은행 주도로 도입이 추진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체탄 아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앙은행 주도 디지털통화(CBDCs)를 도입하려는 주요한 움직임은 실제로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CBDCs를 도입하려는 노력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86%가 모색하고 있는 등 동력을 얻고 있다"고 적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지난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의 60%가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시험 중이며 14%가 시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개발 중이다.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디지털통화 2.0을 향한 경쟁은 시작됐다"며 "일부는 이것을 새로운 우주전쟁 혹은 디지털 통화 냉전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관점은 제로섬 게임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파이가 커질 여유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이 디지털 위안을 출범시키면서 다소 경쟁의 양상을 띠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는 이를 두고 디지털 위안이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에 대해 디지털 달러가 미국의 통화를 다른 통화에 대해 계속 높은 경쟁력을 지니도록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BoA의 안나 조우 이코노미스트는 "CBDCs는 암호화폐의 부작용 없이 자금거래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적었다.

산업 로비 그룹인 은행정책연구소의 그레그 배어 대표는 이와 관련한 워킹페이퍼에서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의 약화를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대출의 책임을 맡거나 은행들의 정규 자금조달원이 되지 않는 한 경제 성장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하다"며 "향후 경로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아주 달라진다"고 적었다.

CBDCs도입에 신중한 연준과 달리 유럽중앙은행(ECB)은 '브릿코인' 프로젝트로 나아가고 있다. 브릿코인은 은행을 연결하는 도관과 같은 것으로 디지털 통화 계좌간 중개물로 기능한다.

국제사업결제 전문회사인 이퀄스 머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레미 톰슨쿡은 "브릿코인은 이익이 파생되는 자산형태로 보유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해 파운드화의 가치와 연동될 것이다. 영국 기술섹터의 투자를 넓히고 국제 기업거래에서 비용을 낮추는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것은 현금이 사라지고 향후 십 년 내 전적으로 온라인으로 결제가 이뤄지리라는 믿음을 정당화한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의 아야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의 CBDCs가 은행 시스템의 붕괴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들은 의도치 않은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통화 보급이 확대될수록 금융시스템의 혁신 기회와 붕괴의 범위는 더 커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spna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4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