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금융그룹들이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가 주도하던 간편결제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그간 카드사 위주로 제공하던 '페이(PAY)' 서비스를 그룹사 시너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페이'를 출시했다.

신한카드의 '신한페이판'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에는 신한카드 고객들에게 신용·체크카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신한페이에서는 신한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들도 계좌연결을 통해 간편결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 고객들은 신한페이 계좌연결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터치결제 기술을 활용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향후 계좌연결서비스를 신한금융투자·제주은행·신한저축은행 계좌 보유 고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간편결제와 달리 카드사들은 자사 신용·체크카드만 연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에 '페이'라는 이름을 붙여 제공했다. 하지만 금융그룹 차원에서 간편결제 수단을 은행, 증권 등 계좌까지 넓혀가고 있다.

우리금융그룹도 지난 1월 '우리페이'에 우리은행 입출금 계좌를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페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은행 고객들이 모바일 체크카드를 개설해 우리페이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우리페이를 중심으로 마이페이먼트와 종합지급결제업 등 디지털 지급결제사업 관련 개방형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카드계열사를 주축으로 지주와 은행이 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KB금융그룹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통합 'KB페이'를 출시했다. 신용·체크카드만 등록할 수 있었던 앱카드 결제수단을 은행계좌와 상품권 등으로 다양화했다. 모바일 체크카드 개설 없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은행계좌에서 돈이 바로 빠져나간다는 차별점이 있다.

연내에는 KB손해보험, KB저축은행 등 계열사 페이먼트 관련 서비스를 연동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는 개방형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저축은행 등 제휴 금융회사 계좌와 상품권·포인트 제공 사업자를 중심으로 결제수단을 확대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현재 NH농협카드 차원에서 '올원페이'를 운영 중이다. 농협 창립 60주년에 맞춰 오는 8월 올원페이를 'NH 페이(PAY)'로 변경하면서 고도화를 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카드 차원에서 '하나원큐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로 개발을 준비 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계열사 시너지를 활용해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기 때문에 업권 상관없이 다양한 금융회사 등과 협의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그룹 차원에서 간편결제시장을 관리하는 이유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은 1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조9천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체크카드 사용액은 5천4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성장했지만, 전년도 성장률 6.2%보다 둔화했다. 반면 간편결제 서비스는 하루 평균 이용건수가 1천455만건, 이용액은 4천4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4.4%, 41.6% 증가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업 지출에 따라 전통 금융회사와의 경계가 사라지게 됐다"며 "충성 고객과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개방형 간편결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3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