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금리 상승위험이 커지자 보험업계 일부에서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서둘러 도입하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IFRS17에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금리 상승기에 보험사 순자산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IFRS17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순자산 증가 폭보다 보험부채 시가평가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원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0.976%에서 이달 5일 1.202%로 22.6bp 올랐다.

이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713%에서 2.094%로 38.1bp 상승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823%에서 2.235%로 41.2bp 올랐다.

국고채 금리 상승세는 이달 들어 주춤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테이퍼링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축됐거나 선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폭이 축소됐다. 원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 20일까지 15.8bp 올랐다.

이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9.0bp 상승했다. 국고채 30년 금리는 26.3bp 올랐다.

그럼에도 금리 상승위험이 적지 않아 보험사 자기자본이 감소하고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금리 상승세는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나 보험사도 이를 우려했다. 일례로 한화생명은 지난해 4분기 금리 상승 등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익이 감소해 지급여력금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 일부에서는 IFRS17을 도입하는 게 낫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행 회계기준과 RBC 제도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RBC 비율이 떨어진다"며 "IFRS17을 도입하면 RBC 비율이 상승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내부적으로 관리하는 것(RBC 비율)은 높다"며 "그걸 감안하면 올해와 내년만 버티면 된다"고 전했다.

IFRS17은 2023년 도입될 예정이다.

현행 회계기준(IFRS4)에서 보험부채를 원가로 평가한다. 그래서 금리가 상승하면 자산이 감소하고 순자산도 감소한다.

IFRS17에서는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금리 상승기에 자산과 부채 모두 감소한다.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더 길어 부채 감소폭이 더 크다. 이에 따라 자본이 증가하고 RBC 비율이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IFRS17에서 보험부채 시가평가 충격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금리 상승기에 IFRS17가 도입되면 자기자본 감소 영향이 축소되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금리가 보험부채의 역사적 이자율보다 매우 낮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더 크다"고 했다.

이어 "지금처럼 낮은 금리 수준에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 순자산 감소폭이 크다"며 "반면 금리가 상승해 부채가 감소하는 정도는 크지 않다"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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