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보험업계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 후순위채 발행에 도전했던 미래에셋생명이 '오버부킹'을 기록하며 투자자를 모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1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이달 말 발행하고자 전날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에 나섰다.

결과는 좋았다. 목표액인 1천500억원 대비 3배에 육박하는 4천140억원의 주문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수요가 대거 몰린 덕분에 발행금리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희망금리밴드를 3.6~4.2%로 제시했는데, 밴드 하단인 3.8% 수준에서 목표했던 1천500억원을 모두 확보했다.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려 3천억원까지 증액에 나서더라도 발행금리는 3.9% 수준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초과 수요를 최대한 흡수해 3천억원 규모로 증액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보험사 후순위채 수요예측이 미달이거나 가까스로 수요를 채우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일반 후순위채가 아닌 ESG 인증 후순위채로 자금조달 전략을 짠 점도 수요예측 흥행에 도움이 됐다고 보고 있다.

최근 ESG채권의 경우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자산에 대한 편입 비중을 늘리려는 시도들이 늘면서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오버부킹'을 달성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직접 ESG채권 발행 주체로 뛰어들었다.

특히, ESG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을 확보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미래에셋생명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태양광발전프로젝트펀드(200억원)와 신재생에너지 뉴딜펀드(300억원), 주택금융공사의 사회책임투자(SRI) 인증 주택저당증권(1천억원) 등 녹색사업 및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요예측을 계기로 보험권에서도 ESG 인증 후순위채 발행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본다"며 "신규 발행을 중심으로 ESG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을 확보해 발행에 도전하는 사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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