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동학개미운동 열풍으로 개인투자자가 급증한 가운데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하고자 하는 수요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은행권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의 경우 지난해 매분기 평균 9%가량 규모가 커졌으며 전체 퇴직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00조6천4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늘어난 규모다.

이중에서 IRP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1분기 기준 IRP의 적립금은 24조1천45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늘어난 수치였다.

IRP 적립금은 지난해 매분기 평균 8.88%가량 확대됐다. 특히 최근 2개 분기의 경우 분기마다 11%가량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IRP가 차지하는 비중도 24% 수준으로 커졌다. 전년 동기에 2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확대된 셈이다.

다만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적립금의 경우는 이보다는 성장폭이 작았다. 같은 기간 DB형의 적립금은 11%, DC형의 경우는 16% 늘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동기에 비해 다소 줄었다.

여기에는 지난해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진행한 개인들의 퇴직연금 또한 직접 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DB형과 DC형의 경우 운용방식이나 운용금액 등이 사용자(기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IRP의 경우 근로자(개인)가 자기 책임 및 부담 원칙으로 운용방식과 운용금액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을 처음으로 경험한 개인들에게는 퇴직연금 또한 직접 운용해봐야겠다는 수요가 생겼을 것"이라며 "회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DB형의 수익률이 주식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IRP 수익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주식시장 호조에 힘입어 크게 상승한 것도 IRP 성장세에 박차를 가하는 요인이 됐다.

1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의 IRP 수익률은 평균 5%였다. 하나은행이 6.07%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이 5.96%, 국민은행이 5.77%로 뒤를 이었다.

그 가운데 일부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의 경우는 20%를 넘는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해당 은행들의 DB형 수익률은 평균 1.67%, DC형 수익률은 3.81%인 것과 비교하면 IRP의 수익률이 쏠쏠한 편에 속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등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에 투자하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이고 있다"며 "IRP가 세제 혜택도 있어 스스로 운용하기를 원하는 개인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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