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화룽 자산관리사의 규모, 다른 금융기관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했을 때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화룽을 지원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화룽의 전체 자산이 2017년까지 5년 동안 6배 증가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화룽은 문제가 있는 해외 M&A 거래 등을 통해 공격적인 자산 확장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화룽은 지난 1999년 중국 4대 국영은행 부실채권 처리를 전담하기 위해 설립된 4대 자산관리사 중 하나였는데 후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화룽은 (공격적 자산 확장 탓에) 문제를 해결해주는 존재가 아닌 문제 그 자체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화룽이 민스키모먼트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민스키모먼트란 무모한 투기 활동으로 야기되는 시장 붕괴의 시작을 의미한다.

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 당국이 최후의 수단으로 나서 무제한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중국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룽의 대주주는 중국 재무부다.

그럼에도 중국의 달러채 시장에 대한 금융 시장의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UBS 글로벌리서치의 장닝 선입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실제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일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아직 화룽은 디폴트를 낼 것인지 기업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지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SCMP는 중국 정부 당국이 현재 화룽의 문제를 어디까지 지원을 해줄지가 금융 시장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중국 정부 당국이 한편으로는 시장원칙에 맡겨 투자자들이 일부 부담을 지도록 하고 싶어하지만, 이 때문에 향후 대중국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은 또 피하고 싶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화룽이 다른 금융 기관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문제가 속히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국내외 금융시스템으로 이 문제가 퍼지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룽의 재무제표는 1조7천억 위안을 웃도는데 이는 지난해 중국 정부 당국이 나서서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바오샹 은행 규모의 3배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화룽의 실패를 방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도 평가했다.

화룽이 무너질 경우 다른 국영 자산운용자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될 수 있고 경제 전반에 대한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DBS의 장웨이량 전략가는 "자산관리사의 부실자산 보유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가가 지원하지 않고 한발 물러난다는 것은 자산관리사의 신용 접근성과 유동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룽은 이미 많은 금융기관에 익스포저가 큰 상황"이라면서 "화룽 같은 대형 금융기관이 무너지면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화룽 사태 해결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이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얼마나 지원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가베칼의 웨이 허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은 바오샹 사태때에도 초반에는 강한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충격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헤어컷(채무탕감)은 평균 10% 정도로 만들었다"면서 "화룽의 충격도 이와 비슷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헤어컷 규모가 크지 않아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에 장기적인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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