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기업공개(IPO)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분리막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오는 2023년까지 매년 7천억~8천억원을 집행하는 설비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2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O 이후 사업 비전과 전략을 소개했다.

노 대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속해서 늘려 시장 선두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PO를 통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조달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매년 7천~8천억원씩 설비투자를 하는데, 공모로 조달하는 자금에 매년 창출하는 현금을 더해도 오는 2023년까지는 약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4년 이후가 되면 매년 창출하는 현금이 당해연도 투자를 충당하고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본다"며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오는 2023년까지 자금으로 활용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노 대표는 또 최근 합의로 마무리된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쟁과 관련해 "배터리 분쟁에도 실적에 큰 지장은 없었다"면서도 "분리막과 배터리 공동개발은 2~3년 이상 소요가 되는데, 서로 활발하게 대화하기 조심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합의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새로운 모델 공급과 지속적 공급 증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할 여건이 조성됐다"며 "(LG에 대한)판매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고체 배터리 시대 도래에 대한 대비와 관련해서는 "전고체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를 많이 했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며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고 대량 생산이 되려면 빨라야 2030년 이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대량설비를 구축하는 데 투자가 많이 들어가고, 기술적 장벽과 같은 장애요소도 있기 때문에 상용화가 되더라도 상당 기간은 리튬이온배터리와 공존할 것"이라며 "따라서 분리막은 2030년 또는 그 이후에도 충분한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대표는 또 "전고체까지 포함해서 소재사업을 지속해서 할 생각이 있다"며 "모회사와 함께 새로운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보고 있으며, 전고체 소재 사업에서도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에 따른 현지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시장 같은 경우 아직 중국이나 유럽보다 분리막 수요가 많지 않다"며 "직접 미국에 투자를 할 만한 수요가 현재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오는 2024년 또는 그 이후에는 공장을 지어도 될 만큼의 수요가 된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다만 미국은 투자비와 운영비가 다른 지역보다 상당히 높다"며 "꼭 미국에서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런 경제성을 커버할 고민을 한 후에 설비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는 "폭스바겐에 팔든 테슬라에 팔든 분리막은 어쨌든 필요하다"며 "고객군이 바뀔 수는 있어도 분리막 판매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티어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티어1 분리막은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 포드, 현대기아차 등 선두권 기업들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분리막이다.

SKIET를 비롯해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 고품질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소수 기업만이 진입해 있으며 마진이 높은 특징이 있다.

티어1 시장은 전체 전기차용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44%에서 오는 2025년 69%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높아지는 수요에 따라 오는 2023년부터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납품 단가 또한 높은 시장으로, 티어1과 기타 업체들에 공급되는 분리막 평균 가격 격차는 지난해 약 60%였으나 오는 2025년에는 거의 두 배에 달하는 97%까지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의 고성장을 배경으로 SKIET는 전기차용 분리막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SKIET의 지난해 전기차용 습식 분리막 판매량은 2018년 대비 490% 늘었다.

같은 기간 시장이 약 1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다.

SKIET는 또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 간 거래를 확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전동공구, 각종 IT 제품 등 수익성이 높은 업계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에 최근 3·4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선제적 공장 증설로 대규모 해외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SKIET가 현재 확보한 생산능력은 10억4천만㎡에 이른다.

연간 전기차 100만대에 쓸 수 있는 분리막 생산 규모다.

오는 2024년 생산능력은 27억3천만㎡로 늘어난다.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2007년 세계 최초 축차연신 기술을 도입했다.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5㎛ 두께 분리막을 개발하는 등 차별적인 기술 경쟁력과 제품 품질을 확보했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전고체 배터리에서 사용될 소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필수 소재인 FCW 기술 개발을 통해 멀티 폴딩, 롤러블, e-모빌리티, 투명 디스플레이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SKIET는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28~2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할 예정이다.

총공모주식 수는 2천139만주로,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천~10만5천원이다.

상장 예정 시기는 다음 달 중순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며,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공동주관사로 참여한다. SK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2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