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본이득세 인상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테이퍼링 관측을 잠재운 점도 국채 값 상승에 일조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2bp 하락한 1.554%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내린 2.240%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2bp 오른 0.15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1.7bp에서 이날 140.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소득층에 세금 인상을 제안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요 주가지수가 폭락세로 돌아섰고, 위험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미 국채 값은 올랐다.

다만 최근 횡보세를 깨지는 못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고점은 1.587%다. 지난주 이후 10년물은 1.528~1.633% 수익률에서 움직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자본이득세를 39.6%로 2배 가까이 올리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재니 캐피털의 가이 르바스 최고 채권 전략가는 "월가의 주요 지수가 세금 소식에 장중 저점을 기록했다"며 "최고 소득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일부 세금 혜택을 잃게 돼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탈출했고, 미 국채도 주식에 발맞춰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안은 많은 장애물, 잠재적 타협에 직면할 수 있으며 법안이 되기까지 먼 길이 있다"며 "이 때문에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이후 형성된 레인지 내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미국 실업 상황이 더 개선됐지만, 지표 호조는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유지로 다음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더 뚜렷해졌다.

주간실업보험청구자수는 54만7천 명으로 더 줄어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인캐피털의 패트릭 래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 지표는 시장에 이미 반영된 낙관론을 확인해주기만 했다"고 평가했다.

ECB는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고 채권매입도 유지했다. ECB는 이전 회의에서 결정했던 대로 2분기 동안 자산 매입을 상당히 빠른 속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의 자산매입 속도는 약속과 달리 빠르지 않았다. 미국과 캐나다가 자산매입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ECB가 그 뒤를 따를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에 논의하지 않았으며 이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유럽 국채시장은 안도감을 나타냈다. ECB 정책 결정 직후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0.8bp 오른 -0.253%를 기록했지만,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1.5bp 내린 -0.276%를 나타냈다. 결국은 소폭 오른 채 마감됐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제이 말리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ECB의 주간 자산매입 증가세가 가파르지 않았지만,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유지하기 위한 의사소통은 현재로서는 채권시장을 달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국채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미 국채를 포함해 80억 달러 규모의 해외 국채를 매입했다. 환율 변동을 헤지한다 해도 수익률이 매력적이어서 인컴에 굶주린 해외 매수자들이 미 국채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제 시장은 오는 27~28일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의미 있는 정책 조정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연준의 가이던스를 기다리는 동안 투자자들은 수익률 곡선 전반에서 트렌드에 베팅하기보다 특정 만기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시장 움직임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시장 전반에 연준이 거시경제적 견해를 나타내는 게 더 위험하다"며 "만기별로 거래되고 있으며 통합된 시장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ING의 앙토인 부벳 선임 금리 전략가는 "유럽의 백신 프로그램이 2분기 들어 지금까지 가속하고, 제약을 강화했는데도 신뢰 조사는 회복력을 보인다"며 "금융시장으로서는 경제 회복의 시작이라는 점을 가격에 반영할 정도로 충분히 강한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이를 반기지만 정책 변화를 이끌기에는 너무 미약하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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