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하나금융투자가 자기자본 5조 원대에 진입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전일 5천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하나금투의 100% 지분을 보유한 하나금융지주가 보통주 745만주를 주당 6만7천100원에 배정받는 형식이다.

확충된 자본은 투자은행(IB)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혁신 가속화, 글로벌 채널 확대 등 성장전략 추진에 활용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5조 원 증권사로 도약한다.

지난 2020년 초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초대형 IB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1년 만에 자기자본을 5조원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여섯 번째 초대형 IB 인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만이 초대형 IB로 지정된 상태다.

이들 외에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 초대형 IB 인가 조건을 갖춘 곳은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4조4천289억원으로 이번 5천억원 유상증자와 1분기 영업익을 합치면 자기자본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5천471억원, 신한금융투자는 4조3천608억원이다.

아직 메리츠증권은 초대형 IB 진출을 본격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도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을 넣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와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 등이 발목을 잡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진국 전 대표이사를 포함한 선행매매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초대형 IB 진출에 변수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지난 3월 이은형 대표이사가 하나금융투자의 새 수장이 되면서 초대형 IB 진출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초대형 IB 인가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외에도 ▲위험 관리 내부 통제를 위한 인력 및 전산 시스템 구비 ▲차이니즈월 구축 상황 ▲회사 건전성 및 대주주 적격성 등이 포함된다.

초대형 IB 인가 이후 신청이 가능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신청에는 ▲NCR 100% 이상 ▲레버리지 비율 1,100% 이하 등 조건이 추가된다.

자기자본이 기본 요건을 넘을 경우 자기자본 자체가 인가 여부를 좌우하지 않지만, 건전성 차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서면 초대형 IB 신청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며 "다만, 4조원 증권사와 그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춘 증권사는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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