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3일 환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언급된 만큼 유로화가 달러화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준과의 차별화보다는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상황에 따라 유로화 환율이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ECB는 간밤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현행 0%로 동결하고, 예금금리와 한계 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은 총 규모를 1조8천500억 유로로 유지했으며 매입 시기도 최소 2022년 3월까지 운영할 것이라며 테이퍼링 우려를 진정시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PEPP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논의하지 않았으며 이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전 ECB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와 강도를 높이겠다고 발언한 가운데 2분기에도 자산 매입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일 캐나다중앙은행(BOC)이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긴축을 시사하면서 매파적인 ECB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이나 백신 보급 상황 등 ECB는 여전히 완화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비둘기파적인 ECB에 유로화는 소폭 약세 압력을 받았다.

간밤 1.20달러대 중후반으로 레벨을 높였던 유로-달러 환율은 PEPP 폐지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라가르드 총재 발언에 급격히 하락하며 장중 한때 1.19달러대로 하락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ECB가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백신 보급 등이 환율에 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ECB가 정책 이슈인 만큼 중장기적인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PEPP 관련해서 변화가 있을지 주목했으나 아주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다"며 "ECB는 내년까지, 연준은 2023년까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한 상황인데 아직 시간이 남았고 중앙은행이 인플레에 대항하는 상황도 아니라 외환시장이 차별화 이슈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통상 연준과 ECB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보이고 경제전망도 우호적인 상황에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간밤에도 일시적이었지만, 유로-달러가 1.207달러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ECB 회의 이후 유로가 다시 1.2달러대로 내려오면서 달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도 "크게 영향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라가르드 총재가 유로 환율 면밀히 본다는 발언을 했는데, 유로 강세를 좋게는 보지 않는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유로가 하락하더라도 이후에 반작용에 강세 보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ECB는 PEPP 관련 단계적 폐지를 논의하지 않았고, 연준과 같이 움직일 가능성도 작다고 평가했다"며 "시장은 오는 6월 회의를 주목하고 있는데 2분기 백신 보급과 경기 개선 가속화, 물가상승 압력, 유로존 순국채 발행 축소 등에 PEPP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미국 테이퍼링 이후 달러 강세는 ECB와의 통화정책 디커플링이 가속한 면이 있어 달러화 향방에 유로존 경기와 ECB 행보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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