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엔씨소프트가 게임업계 최초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발간을 준비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분주하다.

엔씨를 필두로 국내 게임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면서 최근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확산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ESG 보고서 출간은 게임업계 최초로 추진되는 것으로, 대기업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게임사 중에서는 아직 낸 곳이 없다.

지난달 신설한 ESG 경영위원회가 ESG 정보 공시를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 출간을 검토 중이며, 윤송이 위원장의 지휘 아래 ESG 핵심 과제별로 성과를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가 꼽은 ESG 핵심 분야는 미래 세대에 대한 고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환경 생태계 보호, 인공지능(AI) 시대 리더십과 윤리 등 네 가지다.

특히, 엔씨는 환경 생태계 보호를 위해 팔을 걷었다.

이를 위해 판교 신사옥인 '엔씨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는 건립 과정에서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ESG 평가 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사회(S) 부문과 지배구조(G) 부문에서 각각 B+와 A 등급을 받았지만, 환경(E) 부문에서는 D를 받는 데 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등급은 관리체계 및 위험의 수준이 '매우 취약'을 뜻한다.

넷마블과 넥슨도 ESG 경영 강화에 동참하고 있다.

넷마블은 2018년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하고서 공익사업을 확대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환경 분야 책임 경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입주한 구로 신사옥 '지타워'는 고효율 기자재와 친환경 저탄소 건축자재를 적용해 친환경 건축물로 인증받았다.

또 업무공간 외에 부지의 70%를 공원화해 지역 주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등 친환경 요소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업계 '맏형' 넥슨은 코딩 교육 등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데, 어린이 의료시설 건축이 대표적이다.

2018년 넥슨재단을 설립해 국내 첫 어린이재활병원인 서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200억여원을 기부했고, 대전 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과 서울대병원-넥슨 어린이완화의료센터에도 100억원씩을 후원했다.

업계 일각에선 넷마블과 넥슨도 개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넘어서 ESG 경영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 관리해나갈조직 신설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ESG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기업 이미지 제고와 투자자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ESG를 투자의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힌 이후 전 세계 투자자들은 유사한 기준을 도입했다.

특히, 게임업계는 최근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어 기업들이 더는 수익성에만 치중하는 행보를 보일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ESG 등급은 B~B+ 범위에 분포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기업들도 ESG의 중요성을 인식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방향"이라면서도 "형식적이고 보여주기 위한 조치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제고하기 위해 제도와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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