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목표주가 7만원…신한, IR포럼·M&A에도 주가 부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근 증권가에서 KB금융지주[105560] 목표주가 7만원 시대가 제기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055550]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양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올해 들어 어느 금융지주보다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시원치 않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움증권(7만8천원)·케이프투자증권(7만4천원)·DB금융투자(7만2천원)·미래에셋증권(7만500원) 등은 1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KB금융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예상을 웃돈 실적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신한금융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은 손에 꼽혔다. 대다수는 여전히 5만원대 주가를 내다보고 있었다.

신한금융이 올해 1분기 KB금융에 다소 못 미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1조2천억원에 달하는 분기 성과가 평가 절하될 이유는 없었다. 비은행 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이익의 질도 양적·질적으로 좋아졌다.

신한은행은 1분기에 626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인식하며 라임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관련 손실처리를 거의 마무리했다. 숫자로 KB금융에 밀리며 리딩금융 지위를 수성하는 데 실패했지만, 의미를 부여하기엔 충분했다.

신한금융은 연초 내부 태스크포스(TF) 성격의 회의체로 'IR 포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뜻이 담긴 행보였다.

IR 포럼은 허영택 경영관리부문장(CMO)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허 부문장은 올해 초 취임 일성으로 주가 5만원 시대를 열어 그룹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IR 포럼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연초 이후 KB금융의 주가는 26.97% 상승했다. 3월 말에는 5만6천원대까지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도 26.23% 상승했다. 반면 신한금융의 상승폭은 19.50%다. 우상향을 그리던 주가 회복세도 주춤해졌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어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1조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주가 하락은 당연히 예상된 결과였다.

당시 유상증자 덕에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실시한 자본 건전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금융지주의 배당규모를 순이익 20% 이내로 제한했지만, 신한금융만 배당 성향 22.5%를 달성했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실시하겠다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드러냈다.

일찌감치 자본 버퍼를 확보한 신한금융은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최근 허 부문장은 13개 국가에서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한 씨티그룹과 관련해 동남아시아 지역을 들여다볼 것을 주문했다. 앞서 허 부문장은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호주 ANZ 뱅크 베트남의 리테일 부문 인수를 주도했다. 이번 씨티은행 관련 스터디도 당시 ANZ 인수에 관여했던 인력들을 투입하며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러한 노력이 좀처럼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실적발표 과정에서 제기된 초과이익배분금(PS)나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성과급 등은 불필요한 오해만 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전히 시장은 신한금융이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자의 당위성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이나 확실한 M&A와 같은 '인오가닉' 성장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 신한금융의 과제인 셈이다.

연간 4조원을 버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19조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난센스다.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금융규제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는 비단 신한금융만 마주한 현실은 아니다.

조용병 회장은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23일 그룹의 모든 직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차별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조 회장이 실적발표 후 별도 메시지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직원들에게 "여러분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그룹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소중한 인재인 동시에 신한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중요한 주주"라며 "경영진의 입장에서 주주님들께 더 큰 가치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조심스레 신한금융의 자본 버퍼가 앞으로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감지된다. 하지만 주주들에게까지 그 변화의 기미가 전달되진 않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유일한 은행이라는 점에서 재량권은 타행보다 클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연간 순익은 4조원을 웃돌 것으로 본다. 9%를 상회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가격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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