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에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던 코리안리가 올들어 안정적인 실적을 예상하는 시각이 늘면서 1년 만에 주가 회복에 성공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리안리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직전 수준인 9천원대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앞서, 코리안리는 그간의 주가 저평가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2월 자사주 매입에 뛰어들었지만, 이듬해 3월부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자 주가는 오히려 40%가량 빠진 5천60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각국의 유동성 공급 정책 덕분에 증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서도 코리안리 주가는 7천원대 안팎을 지속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코리안리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전략을 유지했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코리안리는 지난 2019년 12월(214억원)에 이어 2020년 2월(397억원), 4월(154억원), 6월(110억원), 8월(114억원) 등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는 조치를 취했다.

2개월마다 자사주를 사들인 셈이다.

자사주 매입 전략이 효과를 보지 못한 데는 보험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냉랭했던 점에 더해 코로나19로 실적 불확실성까지 커진 점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연결기준 역대 최대치인 1천8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던 코리안리는 지난해에는 25%가량 줄어든 1천418억원의 흑자를 내는 데 그치기도 했다.

특히, 이마저도 전년대비 400억원가량 늘어난 700억원 수준의 채권매각을 통해 방어한 실적이라는 점에서 당시 투자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 자사주 매입에만 총 1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코리안리의 주가부양 전략은 사실상 통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최근에는 증시가 신고가를 쓰고 있는 데다 실적 개선을 전망하는 평가가 늘면서 주가도 다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코리안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늘어난 5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요율상승에 더해 대형사고가 줄면서 1년 전보다 기업보험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원수사들이 양호한 손해율을 보인 덕분에 가계보험 손해율도 안정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불가동손실 등 해외보험 부문에서의 부담과 대체투자 리스크 등도 올들어서는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지난해 말부터 채권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되면서 채권매각을 통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 영향으로 투자영업이익은 줄겠지만 대체투자 손실 영향 소멸로 전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보험료 상승 효과와 코로나19 관련 손해 감소, 해외보험 비용 효율화에 따른 합산비율 개선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0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