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올해 1분기에 주요 금융지주들이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거둔 데에는 공통적으로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KB금융, 비은행 기여도 50% 육박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1분기 비은행 이익기여도는 50%에 육박하는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의 1분기 비은행 순이익 규모는 6천2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그룹 당기순이익 대비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48.1%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5%포인트 늘어난 수치였다.

여기에는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오렌지라이프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눈에 띄는 이익 증가세가 영향을 줬다.

1분기에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8%, 260.4% 늘어난 순이익을 거뒀다.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4.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이익 증가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초 편입이 완료된 오렌지라이프 또한 큰 폭의 이익 성장률을 보여줬다. 오렌지라이프는 1년 전에 비해 81% 이익이 늘었다.

이외에도 최근 신한금융의 100% 완전자회사가 된 신한자산운용(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2년 전 지분을 일부 편입한 아시아신탁의 경우도 같은 기간 각각 141.4%, 126.2% 수준으로 이익이 확대됐다.

기존 주력 비은행 계열사들이 앞에서 끌고, 최근 인수합병(M&A)한 계열사들이 뒤에서 밀며 이런 비은행 실적 확대를 이룬 셈이다.

아울러 KB금융의 경우 1분기 그룹 당기순이익 대비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48.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20%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확대된 셈이다.

여기에는 KB증권의 흑자전환과 푸르덴셜생명 편입효과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KB증권의 경우 1분기에 2천211억원의 순익을 냈는데, 전년 동기에 해당 수치가 마이너스(-) 21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푸르덴셜생명의 이익도 올해 1분기에 반영되면서 비은행 부문의 이익 개선세에 박차를 가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8월에 KB금융에 편입됐고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됐다.

◇하나금융 비은행 기여도 40%…우리금융 비은행 부문 1천억 달성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비은행 부문에서 뚜렷한 두각을 드러냈다. 하나금융의 1분기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39.9%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4.1%포인트 늘어났다.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2.9%, 139.4%, 37.8% 늘어난 것에 힘입었다.

우리금융의 경우는 올해 1분기에 비은행 부문에서 분기 최초로 1천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말에 편입한 우리금융캐피탈의 이익이 반영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금융지주 "앞으로 M&A 더 적극적으로 살펴볼 것"

비은행 부문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 보니 금융지주들은 앞으로도 M&A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 상황,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으로 은행업 업황이 녹록지 않고 리스크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으로의 다각화가 금융지주의 지속가능한 이익 기반을 마련해줄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그룹 포트폴리오에 없는 핀테크나 플랫폼 기업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현 신한금융 상무는 "그룹 포트폴리오에 없는 부문을 살펴보고 있는데 ROE(자기자본이익률),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등 저희 기준에 충족하면 자원을 투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핀테크나 고객기반을 가진 플랫폼 기업 중 전략 방향성이 맞는 기업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간배당 계획을 언급하며 'M&A를 위한 내부유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나금융도 카드, 보험 부문의 시장 경쟁력을 언급하며 향후 M&A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안선종 하나금융 상무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증권, 캐피탈 부문은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카드, 보험부문의 경우 경쟁사 대비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금융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그간 축적된 자본력 바탕으로 자본효율성, 시너지 등의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할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