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경기가 회복되면서 이연소비(펜트업 소비)가 점차 현실화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BOK 이슈노트 '향후 펜트업(pent-up) 소비 가능성 점검'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펜트업 소비의 전개 양상에는 감염병 확산과 백신 보급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펜트업 소비란, 경기침체기에 소득 불확실성 증대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미뤄졌던 소비가 경기회복기에 되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한은은 보복소비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지만, 이는 심리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용어로 펜트업 소비는 이연되어 재개되는 소비 또는 이연소비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지난해 소비 위축에 국내 가계저축률이 상당폭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늘어난 가계 저축이 향후 펜트업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1.0%,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은 -4.9%를 기록하는 등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한은은 "감염병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대면 서비스 및 준내구재 소비가 제약됐다"며 "해외여행도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계가 재화 소비를 늘리면서 지난해 내구재 소비는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향후 민간소비가 코로나19 확산 진정과 재정지원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경제활동 제약으로 인한 소비 감소분은 연간 민간소비의 약 4%포인트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는 향후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하면서 펜트업 소비로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 불확실성 감소와 감염병 확산에 대한 소비의 민감도 약화 등이 펜트업 소비의 재개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반면, 내구재 소비의 추가적인 확대 모멘텀이 약화할 가능성과 고소득층의 저축 증가, 가계저축률 경향 강화 가능성 등은 펜트업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이번 위기에서 이례적으로 증가한 내구재 소비가 최근 장기 추세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어 향후 추가로 빠르게 늘어나는 모멘텀은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위기를 계기로 가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경향도 강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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