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승인에 의문…지방 관리·국유 기업도 조사



(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마윈(馬雲)이 창립한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 그룹이 작년 어떻게 그렇게 빨리 기업공개(IPO) 승인을 받게 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은 중앙정부가 올해 초부터 이러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주로 IPO 승인 당국과 이를 지지해온 지방 관리, 이를 통해 이익을 얻는 대형 국유기업에 조사가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마윈과의 관계 등도 조사의 일부로 알려졌다.

저널은 이번 조사는 앤트 그룹의 IPO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앤트 그룹은 지난해 11월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마윈의 정부 비판 발언에 상장이 전격 취소됐다.

이후 알리바바 그룹은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중국 당국의 각종 조사 압박을 받아왔다.

소식통들은 마윈 창립자가 앤트 그룹에 대한 사업체 조사가 완료되고 정부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중국을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을 내어주는 앤트의 사업모델이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앤트 그룹의 파트너 은행들이 대다수의 위험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지도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IPO가 될 앤트 그룹의 상장으로 소규모 개인들과 일부 영향력 있는 중국 정치인, 대형 국유 펀드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점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중국 기업들의 IPO는 수개월에서 혹은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마 창립자는 은행 당국이 앤트 그룹에 대한 사업 모델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당국의 IPO 승인을 받았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틴 초젬파 연구원은 "IPO 승인 전에 좀 더 충분히 효과적으로 조율이 있었어야 했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매우 당혹스러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은 막판 중단을 선택하거나 혹은 더 나쁘게는 IPO 이후 규제 기조를 바꿔 IPO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주는 '모두가 패자가 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앤트 그룹의 IPO 중단 이후 잇따라 주재한 회의에서 대형 기술기업들이 규모와 자본, 획득한 데이터 등을 이용해 반경쟁적 관행을 취하는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트 그룹은 홍콩증시와 중국 스타마켓에서 상장될 예정이었으며 당초 앤트 그룹의 스타마켓 상장은 탁월한 선택으로 여겨졌다.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스타마켓은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중국 기술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터줘 미국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기 위한 차원에서 개설됐다.

스타마켓 창설 논의에는 상하이시의 일인자인 리창(李强) 당서기가 관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알리바바가 위치한 저장성의 성장을 거친 인물로 마윈과 마윈의 사업을 지지해왔다.

2018년 상하이시는 앤트 그룹과 알리바바와 전략적 협력을 맺었으며 당시 상하이 시장과 리 당서기는 마윈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저장성에 있는 지방 증권 감독 기관은 2020년 중순 앤트 그룹의 IPO를 검토하고 자문하는 데 1주일의 시간을 소요했고 그해 8월 25일에 앤트 그룹은 스타마켓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계획안을 제출했다.

이후 한 달도 안돼 상하이 증권 당국은 신청서에 대한 감사를 완료해 앤트 그룹에 IPO 길을 열어줬다.

당국의 조사는 지방 증권 당국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승인을 내줬는지 등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조사하는 것이다.

당국은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와 중국 최대 국영 보험사인 중국 인수보험 등이 어떻게 앤트 그룹에 투자하게 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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