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7년물 입찰 호조에도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 경계감이 고조돼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4bp 상승한 1.622%를 기록했다. 3월 29일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는 가장 컸다. 사흘 연속 상승해 거의 2주 동안 가장 높아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6bp 오른 0.176%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4bp 상승한 2.257%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39.8bp에서 이날 144.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인내심 있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지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 속에서 국채시장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갔다. 트레이더들은 오는 28일 연준 성명서를 앞두고 전반적으로 베팅을 헤지했다.

경계감이 컸던 7년물 입찰은 안도감을 줬다. 7년물은 입찰 당시 시장 평균인 1.305%와 거의 같은 1.036%에 발행됐다. 응찰률은 2.31배로, 6개월 평균인 2.25배보다 높았다. 전일 2년과 5년물 입찰 결과가 혼재한 가운데 이번 주 마지막인 7년물 입찰에서는 투자자들의 좋은 수요가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달 초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최근 고점에서 하락하기 시작한 이후 이날 입찰이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7년물 수요가 눈에 띄게 약했던 데다, 이날 입찰 규모도 620억 달러로 큰 편이었다.

특히 2월 말 7년물 입찰 부진으로 국채시장 전반에 강한 매도세가 폭발했던 아픈 기억도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매우 약한 수요가 확인된 7년 입찰 이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년 만에 처음으로 1.60% 선을 뚫었다. 3월에 이뤄진 7년물 입찰에서는 다소 수요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미지근했다.

이날 입찰 등 4월 1일 새 회계연도를 맞은 일본 투자자들이 돌아와 전반적으로 미 국채시장에 탄탄한 수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VB 에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소우자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7년물 입찰은 이전 나빴던 2분의 입찰로 인해 폭넓은 예상이 있었다"며 "일부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좋다"고 평가했다.

4월 들어 국채수익률이 하락했지만, 올해 상승분의 극히 일부분만 만회했다. 실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월을 1.749%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에는 0.913%를 기록했다.

이제 본격적인 연준 영향권에 진입한 만큼 입찰이 시장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정책 기조나 주된 결정에 어떤 변화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지만, 자산 매입 테이퍼링 시작 시점을 추측할 수 있어 시장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단서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NG의 앙투인 부벳 선임 전략가는 "세계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살아나 낙관론이 풍부한 시장에 일부 주의를 줬지만, 결국 연준은 내일이 아니더라도 경제 진전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 금리 전략 대표는 "연준이 올해 중반 일종의 테이퍼링 발표 가능성을 시장에 준비시키기 위한 몇 가지 '베이비 스텝'을 밟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우자 매니저는 "확실히 테이퍼 탠트럼을 원하지 않는다"며 "연준이 연말까지 테이퍼링을 할 생각이라면 시장에 일부 힌트를 주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부대표·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의 메시지가 바뀔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고 생각하지만,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은 이에 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채권 매입을 줄이기 위한 문을 열면 국채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완전히 알 수 없다"며 "채권 매입 축소 전망은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분명한 이유가 되겠지만, 투자자들이 정책 전환이 경제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위험 자산을 팔고 안전한 자산을 사는 쪽으로 대응한다면 이는 상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D증권은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이나 긴축 관련 실질적인 새로운 신호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회복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나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테이퍼링 시작 시점을 기존 2022년 9월에서 2022년 3월로 앞당겼다.

BNP 파리바의 다니엘 안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베팅 시장은 통화정책 긴축에 대해 더 점진적인 견해를 보이는 연준을 수용하고 있다"며 "최근 시장 움직임은 연준의 일관된 메시지를 내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3월 연준 위원들은 이미 상당히 높은 성장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공개했다"며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첫 번째 힌트는 8월에 나올 것으로 보이며, 2022년 초까지 시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24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노리스 미국 신용 대표는 "지난 14일 이후 파월의 메시지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며 "금리 인상 전 고용시장 회복, 2%를 지속해서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도달해야 한다고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때까지 정책 기조에 어떤 변화도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지표는 점점 좋아지지만, 이례적으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하기 위해 연준은 가능한 모든 것을 했다"며 "모든 곳을 다 가봤지만 정말로 아무데도 가지 못했으며, 절대적인 수준은 3월 17일 이후 대부분 변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sykwa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5시 1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