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례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강세를 이어갔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이 소환됐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재개하는 등 미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를 본격 반영하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73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125엔보다 0.611엔(0.5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088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896달러보다 0.00011달러(0.01%)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1.44엔을 기록, 전장 130.71엔보다 0.73엔(0.5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상승한 90.893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을 견인했던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제한된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재개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1.62% 언저리에서 호가가 나오는 등 박스권 상단이던 1.60%를 위로 뚫었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례회의인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지만, 경기회복세가 가팔라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경기회복에 베팅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이 소환됐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연일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등 가파른 미국 경제 회복을 시사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21.7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13.0을 웃돌았다.

미국의 2월 주택가격은 강한 수요로 급등세를 이어갔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2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연율로 12% 올랐다. 2006년 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연준은 호전된 경제지표 등에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며 상당 기간 테이퍼링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존의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BOJ)이 정책금리를 동결한 영향 등으로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이어갔다. BOJ는 이날 2021년(이하 회계연도 기준)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2022년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2.4%로 수정됐다. 올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는 0.1%로 제시해 기존 전망치 0.5%보다 하향 조정됐다. BOJ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캠브리지 글로벌 페이먼츠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칼 샤모타는 연준은 오는 28일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널리 예상되지만, 트레이더들은 현재 진행 중인 경제의 강도를 인정하는 매파적인 변화가 달러 강세를 다시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낙관적인 조짐이 공식 성명이나 기자회견 중에 배어나온다면, 투자자들은 향후 테이퍼링 기대를 하게 되고 미 국채 수익률은 오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위험에 대한 인식은 트레이더들이 달러화에 머물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AB의 전략가인 가빈 프렌드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이 소환됐다"면서 "어쨌든 달러 이외의 통화는 그런 환경에서 상당히 잘 작동할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 G10 외환 리서치 헤드인 발렌틴 마리노프는 "미 국채의 명목 수익률과 실질 수익률을 억제하면서 연준은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의 우수한 실적 덕분에 달러가 가질 수 있는 우위를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세제개편 제안이나 미국의 대외 불균형 등 달러에 비우호적인 부문에 투자자들이 집중하게 돼 달러화와 기타 통화 간의 운동장을 평탄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금융 알고리즘 회사인 료비시스템스의 대표인 스즈키 교스케는 "달러화가 올해 초반에 보여줬던 강세를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막대한 재정 지출과 빠른 예방 접종과 같은 다양한 기대를 바탕으로 견인돼 왔다"면서 "대부분은 가격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5시 3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