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에 대규모 증액 나설 듯…RBC개선 효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에 후순위채 시장을 찾은 현대해상이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며 수요예측 '오버부킹'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보험업계에서는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 탓에 지난해부터 후순위채 투자자 확보에 실패하는 케이스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다만, 현대해상은 2위권 손해보험사로서의 안정적인 지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개선세를 보이는 수익성 등을 내세워 무난히 초과 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2천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전날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4천250억 원의 기관 수요가 밀려들었다.

발행 예정액보다 1천750억 원가량의 추가 주문이 몰린 셈이다.

현대해상이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희망 금리밴드는 2.90~3.50%였다.

하지만 수요가 대거 몰린 덕분에 현대해상은 3.34% 수준에서 목표했던 수요를 모두 채울 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발행 규모도 작지 않았던 상황인데도 기관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금리도 낮출 수 있었다"며 "다만, 지급여력(RBC)비율 개선을 위해 대규모 증액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금리를 다소 높이더라도 밴드 내에 들어온 모든 주문을 흡수해 4천억원 이상의 후순위채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해상은 수요예측 결과를 고려해 발행 예정액의 2배인 5천억원 이내에서 규모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인 메리츠화재의 경우에도 최근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확보했던 모든 주문을 흡수해 최종적으로는 2천100억 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이는 발행 예정액인 2천억원을 넘겨 들어온 100억원의 주문까지도 모두 증액에 포함한 조치였다.

대규모 증액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현대해상의 RBC비율 개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2019년 말 213.6%였던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과 운용자산 증가 등에 따른 신용ㆍ시장위험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1년 만에 190.1%로 23%포인트(p)가량 급락했다.

이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301%)뿐 아니라 DB손해보험(208%)과 메리츠화재(211%) 등에 비해서도 20%P가량 낮은 수치였다.

우선 현대해상은 이번 2천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이 계획대로 마무리될 경우 RBC비율이 기존 대비 8.3%P 오른 198.4%까지 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규모 증액이 가능해진 만큼 현대해상의 RBC비율 또한 20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현대해상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대출자산(1천500억원)과 국내채권(500억원), 해외투자(500억원) 등으로 나눠 관리할 계획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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