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 불구 합산비율 123.7%…1세대 적자폭↑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보험의 손해율 관리에 실패하면서 관련 부문에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해 실손보험 부문에서 2조5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부터 적자를 낸 점을 고려하면 5년째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관련 부문에서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1세대(구실손) 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생보사들의 경우 전년대비 손실 규모가 274억원 줄어든 1천314억원에 그쳤지만, 손보사들의 경우 같은기간 149억원 늘어난 2조3천694억원의 적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상품 별로 보면 1세대 실손보험이 1조2천838억원의 손실을 내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2세대(표준화실손)가 1조1천417억원, 3세대(신실손)가 1천767억원의 적자를 내며 뒤를 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1세대 상품이 가장 손실 규모가 크지만 일반실손의 경우 1·2·3세대 모두에서 손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기부담비율이 높은 노후 및 유병력자의 경우 1천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발생손해액과 실제사업비를 합산한 금액을 보험료수익으로 나눈 합산비율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부문 합산비율은 123.7%로 나타났다.

합산비율이 100%를 상회한다는 것은 보험사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생보사의 경우 전년대비 2.2%포인트(p) 줄어든 107.1%까지 손해율을 개선했지만, 손보사의 경우엔 127.3%로 여전히 적자가 심각했다.

특히, 자기부담금이 없고 비급여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많은 1세대 상품의 손해율은 136.2%로 전년대비 3.7%p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년 보험료 인상에도 지난해 손해율도 적정 수준을 초과함에 따라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과잉 의료에 대한 통제장치 부족 및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계층의 도덕적 해이 등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1·2세대 중 3세대 상품으로 전환된 계약의 전후 1년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자기부담금 확대가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해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1ㆍ2세대 상품 가입자의 3세대로 전환 이후 1년간 지급보험금은 32.3% 감소했다.

특히 사고이력이 있는 가입자의 경우, 전환 후 지급보험금은 전환 전보다 54.1% 줄어 감소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이 제2의 국민보험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상품구조 개선 및 비급여 관리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소수의 과다 의료이용이 선량한 다수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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