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좋은 게 없다' 채권딜러들의 덜 깨지기 전략
[데스크 칼럼] '좋은 게 없다' 채권딜러들의 덜 깨지기 전략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1.04.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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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놀라운 성장 소식은 채권시장에선 쇼크로 받아들여졌다. 매크로에 눈 밝고 신중한 채권시장 딜러들도 더 이상은 빠른 경기 회복을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이제 덜 깨지는 전략을 고심 중이다. 가격 메리트를 이유로 매수 베팅 타이밍을 노리던 딜러들도 발 빠르게 방어 전선을 구축하는 분위기다.

금리가 오르거나 전망이 불확실할 때 딜러들은 커브 전략에 집중한다. 최근 베팅 방향은 당연히 스티프닝 우위다. 경기 회복 기대를 반영해 장기물 금리의 상승 탄력은 더 세질 공산이 크다. 중·단기물 금리는 통화정책의 영역이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1.1% 안팎에서 거래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두 번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수준이라 저가매수가 꾸준한 편이다.

수급 환경도 장기물에 불리하다.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이슈 등이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터다. 확대 재정에 대한 우려다. 이 역시 장기물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전일 국고채 10년-3년 금리 스프레드는 장중 한때 약 한달 만에 100bp를 넘어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일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추가적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전혀 생각한 바 없다"고 했지만, 정치권의 압박이 노골적으로 이어지면 판이 바뀌는 건 순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국채선물을 이용한 커브 베팅이 많아지면서 스티프너가 계속 유리한 구도만은 아닐 거란 관측도 있다. 전일 한때 100bp를 넘어섰던 장단기 스프레드가 장중 빠르게 좁혀진 데서도 이런 분위기가 확인된다. 선물 매매로 커브 포지션을 쉽게 바꿀 수 있으니 단타가 성행하고, 그만큼 변동성도 커졌단 얘기다. 커브 플레이도 치고 빠지는 게 능사라고 보는 딜러들이 많아졌다. 어느 하나 채권으로 돈 벌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금리 상승으로 캐리 수익이 늘어난 건 그나마 위안거리다.

물가채는 품귀 현상이 예고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놀라운 수준의 경기 회복은 인플레 압력을 더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 기대를 보여주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전일 기준 BEI는 144bp로 4월 저점 대비 20bp 치솟았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실시한 전문가 폴에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유통시장에서 물가채 찾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되면서 이 채권을 미리 확보한 딜링룸과 아닌 곳의 차이는 점차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기 채권 딜러들 덜 깨지기 전략의 기본은 델타 줄이기다. 여기에 일정 수준의 캐리 수익과 물가채 '줍줍', 커브 단타 플레이 등이 생존 전략으로 고려되고 있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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