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도입·패스트트랙 심사 기간 단축"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국내 유니콘 기업으로 글로벌 거래소와 직접 경쟁하는 현재 상황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도미노 현상이 생겨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손병두 이사장은 29일 한국거래소 21층에서 열린 'K-유니콘 상장 활성화를 위한 증권사 CEO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는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자본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유니콘 시대의 도래 ▲스마트 개미의 자본시장 투자 확대 ▲자본시장의 국경없는 전쟁 등을 꼽았다.

손 이사장은 제2의 벤처붐이라고 불릴 정도로 투자가 활발해지고, 시장가치가 1조원 넘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마켓컬리, 네이버웹툰, 두나무 등이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특히 손 이사장은 "시장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며 "해외상장시 언어차이, 비용 문제도 일시적 요소일 뿐 근본적인 걸림돌이 될 수 없으며, 최근 쿠팡의 미국증시 상장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이 국내 유니콘 기업에 불리한 점은 없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유니콘 기업이 미국 증시로 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차등의결권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제 몸값을 받겠다는 계산에 따라 비싼 상장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해외 증시를 선택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이 제 몸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거래소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신사업 분야의 기업가치 평가를 새롭게 하고, 자본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노력하면서 시장 제도와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창업자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2, 3대 주주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이 적극 활용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차등의결권 도입 전에 창업자의 경영권 관련 우려를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상장제도와 상장심사 프로세스를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현재의 45일 패스트트랙 제도도 30일 정도로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전무(IB그룹장), 윤병운 NH투자증권 전무(IB1 사업부 대표), 박지환 하나금융투자 부사장(IB1그룹장),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등이 참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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