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환헤지 계약만기가 1년 미만이면 리스크를 반영하는 내용의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하면서 보험사, 외환(FX) 스와프, 통화스와프(CRS) 시장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참가자는 환헤지 장기화 이슈가 시장에 대부분 반영된 재료라며 시행세칙이 개정되더라도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환헤지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보험사는 이전보다 장기구간에서 에셋스와프를 처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환헤지 만기가 장기화되면 FX 스와프포인트가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 "환헤지 장기화 이슈는 2년 이상 된 것…큰 변화 없을 듯"

30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달러-원 FX 스와프 3개월 구간 환헤지 비용은 이달 초 대비 5.4bp 증가했다. 6개월과 1년 구간 비용은 각각 3.7bp, 2.8bp 늘었다.

CRS 1년 구간 환헤지 비용은 이달 초 대비 3.4bp 증가했다. 2년과 3년 비용은 각각 7.4bp, 5.2bp 늘었다. 5년 비용은 2.3bp 감소했다. 7년과 10년 비용은 각각 1.0bp, 0.3bp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하더라도 보험사 환헤지와 외화자금시장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보험사 환헤지 장기화 이슈는 2년 이상 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보험사 환헤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환헤지 장기화 이슈에 대비하지 못했던 곳 위주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19년 1월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규제방안을 마련했다. 이 방안 중에는 보험사의 외화증권 투자와 환헤지 관리방안이 있다.

금융위는 보험사가 장기채 위주로 외화증권에 투자하는데 환헤지 시 대부분 1년 이하 FX 스와프를 이용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롤오버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위는 외화채권과 환헤지 간 만기 차가 과도하면 보험사에 요구자본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보험사 입장에서 요구자본을 더 쌓으면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해 불리하다.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금융위는 2019년 3월 제1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열고 보험업감독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해 같은 해 4분기에 환헤지 관리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행 시기가 미뤄졌고 지난해 금융위는 환헤지 관리방안을 신지급여력제도에 반영하고 RBC 제도에 반영하는 것은 검토한다고 언급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해 7월 9일 송고한 기사 '금융위 "보험사 환헤지 관리방안, 신지급여력제도에 반영"' 참고)

그러다 올해 1월 기획재정부, 금융위, 한국은행, 금감원이 '외화유동성 관리제도 및 공급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보험사 환헤지 관리방안을 RBC 제도에 반영한다고 했다.

◇ "외화자금시장에 큰 영향 없을 듯…장기화되면 FX 스와프 개선 효과"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재작년부터 보험사가 환헤지 만기를 장기구간으로 옮겨 보험사 환헤지에서 큰 변화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19년 초 환헤지 장기화 이슈가 나온 이후 보험사가 1년 벤치마크로 가격을 알아보다가 그 기준이 2~3년까지 넘어갔다"며 "최근에 채권이나 대체투자를 하는 생보사 중에서 1년 이하 FX 스와프 물량은 찾기 힘들다"고 했다.

이 때문에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이 개정된 이후에도 스와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2년 전과 비교하면 중소형 보험사 환헤지 만기도 길어졌다"며 "1년 미만에서 환을 헤지하는 보험사가 1년 이상으로 옮겨도 스와프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CRS 5년 이상에서 오퍼가 많은데 5년 이상에서는 크레디트 라인 이슈 등으로 중소형 보험사가 에셋을 처리하기 힘들다"며 "CRS 1~3년에서는 비드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했다.

그는 "현물환율 하락 등으로 중공업 물량도 홀딩 중"이라며 "CRS 1~3년 구간에서 중소형 보험사 에셋이 나와도 시장이 출렁일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1년 미만에서 에셋스와프를 주로 처리하는 보험사는 이전보다 만기를 길게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보험사 에셋스와프 물량이 만기별로 어떻게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자산별로 환헤지 만기도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시행세칙이 개정되면 1년 이상에서 에셋을 처리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환헤지 만기가 이전보다 장기화되면 FX 스와프포인트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의 다른 스와프딜러는 "그동안 보험사 환헤지 장기화가 많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이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한 이후 환헤지 만기를 1년 이상으로 잡으려는 수요가 증가하면 FX 스와프포인트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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