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첫 자본건전성 성적표는 희비가 갈렸다. 하지만 저마다 자본비율을 끌어올릴 묘책을 예고한만큼 향후 배당에 대한 기대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바젤Ⅲ·신종자본 효과…자본비율 '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BIS자본비율은 각각 16%, 15.9%, 16.36%, 13.6%, 14.91%로 집계됐다.

KB·신한·하나금융의 BIS자본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각각 72bp, 16bp, 216bp 올랐지만, 우리·농협금융의 BIS자본비율은 올해 들어 각각 24bp, 27bp 주춤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KB·신한·하나금융은 각각 13.75%, 13%, 14.07%로 각각 45bp, 13bp, 203bp 올랐다. 반면 우리금융은 10%로 지난해 말 수준을 유지했고 NH농협금융은 9bp 감소한 12.46%로 나타났다.

5대 금융지주의 자본비율 성적을 가른 건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바젤Ⅲ 개편안 도입 여부였다.

하나금융의 경우 유일하게 올해 들어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한 효과가 반영되면서 자본비율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5대 금융지주들은 앞서 지난해 9월 말에 바젤Ⅲ 최종안을 도입하면서 이미 그 효과가 지난해 3분기부터 적용된 상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비율을 끌어올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각각 6천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2분기부터야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는데, 올해에는 우호적인 조달금리와 시장수요를 포착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자본비율 묘책 예고됐다…배당 기대 '쑥'

올해 들어 자본비율이 주춤한 금융지주가 나타나긴 했지만, 자본비율을 끌어올릴 호재들이 예고된 상태라 배당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나 5대 금융지주들은 자본비율이 모두 지난해 동기보다는 평균 185bp 높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중으로 내부등급법 2단계를 승인받는다. 이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이 11%까지 상승하면서 배당성향 상향 여력이 확보된다. 여기다 이미 지난달 8일 2천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비율이 10bp가량 상승하게 됐다.

이달에는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 추가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1천500억원 규모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결과에 따라 최대 4천억원까지 발행을 늘리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이달 초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농협금융도 오는 6월 안으로 4천억원 내외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KB금융은 지난달 말 4천1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4개월 이내에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규모는 최대 6천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자본여력, 신사업 VS 배당…어디로 갈까

하지만 이같은 자본 여력이 충분한 배당으로 연결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약속하면서도 인수합병(M&A) 등 추가 성장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중간배당, 자사주 매입, 분기 균등배당 등 다양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몇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이환주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하반기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배당성향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려 주주환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수익안정성, 자본비율, 인수합병(M&A)을 위한 내부유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중간배당 예고와 함께 높은 보통주자본비율에 힘입어 M&A를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안선종 하나금융 전략총괄 상무(CSO)는 "그간 지속해서 자본을 투하한 증권·캐피탈은 경쟁그룹과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카드·보험은 아직"이라며 "경쟁그룹들은 대형 보험사 인수를 통해 외형 확장을 추진했는데 향후 하나금융도 그간 축적된 자본력으로 기업 가치 제고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하반기부터 분기 균등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일부 후퇴한 배당성향까지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룹 포트폴리오에 없는 부문 M&A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박성현 신한금융 상무(CSO)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이고 신한금융 계열사와 시너지가 나는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자원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코로나 여파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은 배당 부담 요인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주 환원 확대를 위한 여건은 충분하나 코로나 재확산, 코로나 금융지원 재연장 등 녹록지 않은 외부환경을 고려할 때 현실화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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