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달러인덱스가 올라가기는 쉬워도 내려가기는 어렵다(易漲難跌·역창난질)"고 중국 광다증권의 가오 뤠이둥 수석 경제학자가 26일 차이신 기고문을 통해 주장했다. 광다증권은 세 가지 요인 때문에 달러화가 올라가긴 쉬워도 내려가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외환보유액이 늘며 달러화 자산 수요가 커졌다. 동시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올라 글로벌 자본을 다시 빨아들이고 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달러화를 매수하고 자국 통화를 매도해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재정부양책 규모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크다. 가장 빨리 회복할 미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이 달러화를 지지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외환보유액 늘어 달러화 자산 수요↑

광다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외환보유액이 늘며 달러화 자산 배분 수요가 커졌다. 글로벌 외환보유액은 2020년부터 조용히 늘었는데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따르면 총 외환보유액은 2020년 2분기부터 증가세였고, 2020년 1분기 10조9천600억달러에서 2020년 4분기 11조8천700억달러로 늘었다. 게다가 달러화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 중 60% 정도를 차지한다.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자산 비중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빨간색)>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하며 달러화 자산을 늘릴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올해 초부터 강하게 회복해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졌고 미국 국채 수익률이 계속 올랐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한때 1.7%를 넘어서 독일·일본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꾸준히 넓어졌다. 미국·독일 10년물 스프레드는 연초 150bp에서 현재(4월 22일 기준) 185bp로, 미국·일본 스프레드는 연초 90bp에서 현재 150bp로 넓어졌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추이. 미국(빨간색), 일본(파란색, 독일(노란색)>

광다증권은 미국 재무부 데이터를 인용해 2021년 2월 일본, 중국, 영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2020년 12월보다 각각 69억달러, 319억달러, 189억달러 늘었다고 논증했다. 중앙은행은 장기 투자자이기 때문에 금리와 시장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미국 국채 등 달러화 자산을 보유해 달러화를 떠받칠 전망이다. 미국으로 수개월 연속 글로벌 자본이 순유입된 점도 전 세계적인 달러화 자산 수요 증가세를 보여준다.

향후 미국에서 나올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고려하면 미국 국채 수익률은 더 오를 여지가 있고, 자금이 더 유입돼 달러화를 떠받칠 전망이다.

◇각국 중앙은행, 외환시장 개입해 달러화 지지

광다증권은 중앙은행들이 달러화를 매수하고 자국 통화를 매도해 자국 통화 평가절상을 억제하고 수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개입은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평가절상을 억제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이를 통해 자국 수출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일본중앙은행의 경우 2004년과 2011년에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 엔화 평가절상 추세를 꺾는 데 성공했고 수출우위를 얻었다.





<달러-엔 환율 추이>

광다증권에 따르면 많은 중앙은행이 2020년부터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가 2021년 4월 발표한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인도, 스위스, 싱가포르 등이 수출과 경제회복을 위해 달러화를 대거 매입했다.

앞으로도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가치를 떠받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스위스중앙은행은 스위스 프랑화 가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필요할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이 스위스 같은 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는데, 다른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을 더 용인할 수 있다는 태도로 해석된다. 따라서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을 지속하며 달러인덱스를 떠받칠 전망이다.

◇미국, 대규모 재정부양…강한 회복세

마지막으로 광다증권은 미국의 재정부양 규모가 다른 선진국을 훨씬 넘어섰고 백신 접종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2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은 4번의 재정부양책을 연달아 공개했는데 총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5.5% 이른다.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선진국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이 2조3천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인프라 계획도 추진 중인데, 만약 시행될 경우 미국 경제가 한층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또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는 흐름이다. 4월 21일까지 미국에서 100명당 64.57회분이 접종됐고, 하루 접종 수가 300만회분을 돌파했다. 역시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를 크게 앞선다.

광다증권은 대규모 재정부양책 덕분에 미국의 경제회복세가 불꽃 같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미국의 3월 소매판매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신규 비농업 고용 등 경제통계가 예상을 웃돌며 강한 경제회복세를 나타냈다.

광다증권은 강한 펀더멘털로 달러화가 떠받쳐질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강하면 달러화도 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러지수가 올라가기는 쉬워도 내려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GDP 대비 재정부양책 규모, 가장 왼쪽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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