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며 원화의 가치가 급격한 약세를 보인 가운데 그 배경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70원 급등한 1,124.00원에 마감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상승 출발 후 상승 폭을 꾸준히 키워갔다. 오후 들어서는 두 자릿수 이상 급등했다.

이날 환율의 일간 상승 폭은 지난 2월 26일(15.70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대였다.

환율은 레벨 측면에서도 주요 상단 지지선을 뚫고 1,120원대로 훌쩍 올랐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20원대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13일 이후 약 3주 만에 처음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원화가 글로벌 달러화의 강세에 연동해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면서도, 원화의 약세 폭이 유난히 컸다고 설명했다.

원화가 위안화, 싱가포르화 등 아시아 통화에 연동해서 움직였지만 다른 아시아 통화 대비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환시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숏커버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역외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달러화 강세를 반영해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1,120원 위로는 못 올라갈 것으로 봤는데 1,120원대로 올랐다"며 "숏커버가 나온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일본과 중국 금융시장인 휴장이었는데도 오후 들어 달러-원 환율 거래량이 확 늘었다"며 "우리 금융시장도 5일 휴장을 앞두고 박스권을 예상했는데, 오늘 환율이 많이 오르면서 역외 움직임을 살펴야 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가운데 외국인이 대량 순매도 한 점도 원화 가치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순매도하면서 발생한 달러 수요가 커스터디 은행 등을 통해 상당 부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주식 불안 요인이 상존하다 보니, 외은에서 커스터디 바이(매수)가 적극적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역내 수급상으로는 네고가 결제보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만큼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수 우위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랜만에 환율이 1,120원대로 올라오면서 네고 강도가 엄청났을 것 같은데 환율이 이를 뚫고 오른 것"이라며 "네고 물량이 많았음에도 환율이 오른 것은 역외 비드가 많았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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