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에서 위험투자로 '머니무브' 재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난달 공모주·암호화폐 투자 열풍으로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잔액이 급증했다. 반면, 정기예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예금에서 투자로의 '머니무브'가 재차 반복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142조2천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보다 6조8천401억원 급증한 수치다. 개인 신용대출은 지난해 11월 부동산·주식 등 자산투자(영끌·빚투) 영향으로 4조8천495억원 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보였는데, 해당 기록을 5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반대로 은행 정기예금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614조7천991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2조8천814억원 급감했다. 지난 3월에도 정기예금 잔액이 2조6천667억원 줄었는데,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예금자가 언제든 인출할 수 있어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한 요구불예금은 늘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61조240억원이었다. 한 달 만에 4조5천4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 2월의 29조원과 3월의 18조원보다는 줄었다.

은행들은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이 급증한 이유로는 입을 모아 SKIET 청약을 꼽았다. 지난달 말 SK아이이테크놀로지 일반인 공모주 청약에는 80조5천366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록했던 63조6천198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 규모다. SKIET 청약은 균등 배정과 중복 청약 기회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대어급 공모주로 꼽히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 열풍도 한몫했다. 암호화폐 주요 4대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지난달 코스닥과 코스피 거래대금에 비등해질 정도로 활발했다.

한편,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3조8천739억원으로 월간 증가폭이 7천56억원에 그쳤다. 주담대 증가액이 1조원을 밑돈 것은 작년 5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달 주요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 실행이 줄어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사철인 1~3월과 달리 4월에는 통상 주담대 실행이 적다고 설명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는 주로 이사와 연결돼서 쓰이는 대출"이라며 "통상 신학기를 앞두고 자녀가 좋은 학군으로 배정받기 위해 이사를 하는 겨울이나 초봄에 주담대가 많이 실행되고 4월은 주담대가 많이 늘어나는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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