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빠른 속도로 급등하면서 시장 일각에서 원화의 중장기 약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원 하락 우위였던 시장 컨센서스에 균열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70원 급등한 1,124.00원에 마감했다.

전일 달러-원 환율의 일간 상승 폭은 지난 2월 26일(15.70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대였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2거래일 만에 15.80원 급등했다.

레벨도 1,100원대에서 1,120원대로 약 20원가량 훌쩍 올랐다.

환율이 급하게 상승하면서, 환율 전망에도 이견이 관측되는 분위기다.

당초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달러-원 환율 중장기 전망을 하락 우위로 봤지만, 환율이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말 집계한 환시 전문가 11인의 5월 달러-원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1,107.50원이다.

당시 대다수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1,100원 아래로 봤다.

그러나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정책 지속에 대한 의구심과 주식 시장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환율의 상승 가능성을 주장했다.

현재 연준은 초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펼치며 이 같은 정책 기조가 상당한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르면 올해 중 테이퍼링 신호를 시장이 내보낼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시장은 연준의 초 완화적 정책 유지에 대한 의구심을 조금씩 가지기 시작한 것 같다"며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를 단순히 넘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결국 경제 지표가 잘 나올 때마다 시장은 연준에서 테이퍼링 신호를 원하는 패턴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경기 회복이 가시화, 공매도 재개에 따른 주식 시장 불안 등 여러 롱 요인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이 3분기 전까지 1,150원 위쪽으로 상향 시도를 한번은 해 볼 것 같다"며 "만약 현재 고점 수준인 증시가 흔들릴 경우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환시 중론은 달러-원 환율의 중장기 하락 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연준의 테이퍼링과 관련된 노이즈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연준이 완화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상당 기간 이것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달러-원 환율의 큰 흐름이 (상승으로)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달러-원 환율이 위로 반등하기에는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야 하는데 달러화가 크게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달러-원 환율은 추세 없이 1,100~1,130원 레인지에 당분간 갇혀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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