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누가 매의 발톱을 봤나
[데스크 칼럼] 누가 매의 발톱을 봤나
  • 이한용 기자
  • 승인 2021.05.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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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뉴욕 금융시장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내에선 금리와 환율 등 가격 변수가 요동치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과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 조짐 등을 고려할 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의 발톱을 감춘 비둘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둘기 깃털 속에 감춰진 크고 날카로운 발톱은 전·현직 연준 내부자의 발언을 통해 외부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우연인지 댈러스 쪽이 문제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미국 상공회의소 대담에서 '올해 6.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예상하는 자신의 전망에 있어 위험은 상방에 있으며, 향후 몇 개월 동안 물가가 2.5%, 또는 2.75% 이상 상승하는 것을 보게 될 수 있다'며 연준이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논의를 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보다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에는 카플란에 앞서 댈러스 연은 총재를 맡았던 리처드 피셔가 방송 인터뷰에서 '시장이 연준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는 파격 발언을 내놓으며 목표 수준을 넘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을 경우, 연준이 긴축을 약간 과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준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입하고 있지만,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점이 이런 주장의 근거가 됐다.

이런 인식은 연준 외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달 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매우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3일 대고객 서한을 통해 '연준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정책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더해 1년여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한 후 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봉착해 일제히 비상조치를 꺼내 들었던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될 때까지 완화적인 정책을 고수한다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의 입장에 반해 캐나다와 브라질 중앙은행 등이 위기 대응 조치를 일부 되돌리고 있다.

이들이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른 점을 고려할 때 글로벌 통화정책 디커플링은 일정 기간 유지될 공산이 크다. 이로 인해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될 경우 글로벌 투자 자금이 미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자금이탈 우려는 미국이 테이퍼링에 동참할 때까지 지속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연준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할지 여부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앞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18년 초 시작된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2년 초에 끝난다. 통상 미국 대통령은 연준 의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 해의 늦여름이나 가을에 차기 의장을 공개해 왔다. 이에 따르면 반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 차기 연준 의장이 누가 될지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CNBC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파월 의장에 대한 월가의 지지도는 높은 수준이다. 응답자의 76%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다시 선택할 것이라고 봤다. 잠재적 후보군인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제라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 자문위원 등 다른 인물이 연준 의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파월 의장이 향후 몇 개월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재신임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미국 중앙은행 역사를 보면 '장수 총재'가 적지 않다. 최장수 연준 의장 기록을 가진 윌리엄 마틴 전 연준 의장(1951~1970년, 19년 재임)이 대표적이다. 그는 '파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펀치볼(파티 음료)을 치우는 게 연준이 할 일"이라고 정의했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 '마에스트로(거장)'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은 1987년부터 무려 18년간 연준을 이끌었다. (국제경제부장 이한용)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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