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테이퍼링 언급이 갈수록 빈번해지는 글로벌 시장 분위기에 5월 채권시장이 4월만큼 안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수급상으로도 국고채 2년물과 50년물 입찰 상시화, 휴일로 인한 거래일 감소 등 요인에 입찰 부담이 커져서 약세 압력에 장이 민감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점차 빈발하고 있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이미 테이퍼링에 들어갔고, 오는 6일 영란은행(BOE)도 8천950억 파운드에 달하는 자산 매입 정책을 수정하고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최근 월간 1천200억 달러의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추거나 테이퍼링을 논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플란 총재는 "가능한 한 빨리 매입 조정에 대해 논의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경제는 개선되고 있으며 연준의 상당한 추가 진전이라는 전제조건에 곧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하반기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시작한다면 현재 시점인 5월에서 이미 몇 개월 남지 않았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앞으로는 연은 총재들 발언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스탠스를 조금씩 매파적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나타나면 시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환경도 4월에 비해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통화정책 정상화를 고려하면서 금융불균형에 대한 정책 비중을 키워갈 수밖에 없다.

이날 장 마감 뒤 나올 4월 금통위 의사록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수급상으로도 이달에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이틀의 휴일이 있는 데다 2년물과 50년물의 매월 발행, 모집을 통한 물량 공급, 통화안정증권과 주택저당채권(MBS) 입찰까지 생각하면 채권 공급물량이 거의 쉬지 않고 쏟아진다. 입찰과 모집이 없는 날이 이번 달 중 5거래일에 지나지 않을 정도다.

수급 부담 등에 결국 시장이 탈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월의 금리 급등세가 1~2월부터 쌓여온 물량 부담이 터진 결과인 만큼 4월의 금리 안정을 보고 5월과 6월의 상황을 안심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 3월 금리 급등은 1~2월의 채권 공급을 무리하게 소화하다가 터져버린 느낌이 있었다"며 "4월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그 이면에는 채권이 시장에 다시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MBS, 통화안정증권까지 고려하면 채권 입찰이 없는 날이 많지 않다"며 "입찰 요인 때문에 시장에 호재가 있더라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약세에는 민감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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