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공매도 부분 재개가 시작된 후 제약 및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분간 증시 내 종목별 차별화가 지속되면서 공매도 타깃이 되는 종목들의 하방 압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4개 종목과 코스닥 18개 종목 등 22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전일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며 무려 12.18% 급락했던 신풍제약을 비롯한 제약 및 바이오 종목을 위주로 이날 하루 동안 공매도가 금지됐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 신풍제약, 두산퓨얼셀, 보령제약 등이, 코스닥 종목 중 삼천당제약, 텔콘RF제약, 에스티팜 등 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또 제넥신, 녹십자랩셀, 다우데이타, 롯데지주, 레고켐바이오, 에이스테크, 이베스트투자증권, 엔케이맥스, 웹젠, 안트로젠, 콜마비앤에이치, 티씨케이, 현대바이오, 삼표시멘트, 포스코ICT, 휴온스 등이 과열 종목이 됐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는 비정상적으로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이 급락하는 종목에 대해 다음 1거래일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제도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5∼10% 하락하고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이 각각 6배, 5배 이상씩 증가한 경우 지정된다.

특히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들의 경우 낙폭이 뚜렷해 실제 공매도 재개에 따른 코스피 하방 압력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공매도 대상 종목에서 주가 상승률이 높고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의 하락폭이 뚜렷하다"며 "주가 하락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투자자에게 심리적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0개가 넘는 종목의 공매도가 금지됐지만 다시 풀리면 어떻지 지켜봐야 한다"며 "제약 및 바이오, 2차 전지 등 그간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종목들, 즉 오버슈팅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되돌림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공매도 재개 초기 선·현물 간 괴리 차이를 좁히고 선물의 저평가가 해소되는 과정인만큼 당분간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현물 하락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 연구원은 이어 "현물 지수 하락은 그간 공매도 금지 기간에 베이시스 괴리가 커져 왜곡됐기 때문"이라며 "공매도 재개 후 선물 낙폭은 제한되나 현물 낙폭이 더 큰 것은 일종의 '키 맞추기' 차원이고 공매도 영향이 지속되면 실적 장세 속에 실적 뒷받침이 안 되는 종목의 하방 압력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등 중·소형주의 경우 공매도 금지 기간 중 현물 가격 고평가 폭이 컸고, 헬스케어 등 고멀티플 종목의 비중이 높아 대형주 대비 상대 수익률 약화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에선 멀티플 상승폭이 컸던 헬스케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실적 개선 속에서도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된 점과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현물 유입 가능성 등 일부 우호적인 요소도 있어 공매도에 따른 지수 하방 압력은 점차 상쇄될 것이란 시선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월 코스피에서 22조 3천383억 원을 사들였으나 이후 4개월 연속 꾸준히 순매수를 줄여 지난달엔 5조8천355억 원 순매수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우리 기업들의 호실적에도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팽배했다"며 "모두 걱정하는 악재는 악재가 아니듯 이달부터 재개된 공매도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4월 조정으로 선반영됐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0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