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발언에 주가가 급락하는 등 위험 심리가 얼어붙어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하락한 1.591%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62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사흘 연속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과 같은 0.160%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떨어진 2.264%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4.6bp에서 이날 143.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옐런 장관의 발언 자체보다는 주가 등 시장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올랐다. 투자자들은 주식 등 위험 자산을 팔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으로 이동했다. 나스닥 지수는 2% 이상 급락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더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리가 다소(somewhat) 인상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장 초반부터 하락하던 유럽 증시와 뉴욕 증시는 이 발언에 연준이 계획했던 것보다 더 빨리 정책 완화를 없애기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주가 낙폭은 커졌고, 미 국채 값은 장기물 위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자산 매입 테이퍼링을 논의해야 한다며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안전 피난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위험 회피 움직임의 일부"라며 "기술주에서 매도세가 나오면서 국채시장에 약간 매수세가 있고 특히 장기물에 매수가 쏠리는데, 이는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더 확대돼 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부양 지급으로 수입이 급증한 결과다. 무역적자가 확대되면 경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지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주 4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국채시장이 반응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웰스뱅크 매니지먼트의 빌 메르즈 수석 채권 전략가는 "당분간 매우 강한 성장률, 매우 강한 인플레이션 수치가 계속 유입될 것"이라며 "향후 몇 달 안에 국채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정 기간 이례적으로 강한 고용 수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단기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이번 경제 재개는 매우 고르지 못하다"며 "1분기 공격적인 가격 재반영 이후 대체로 국채는 횡보세를 보이는데, 2월 빠른 속도를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굳히기"라고 설명했다.

스파르탄의 피터 카딜로 분석가는 "좋은 경제 지표에도 국채 값이 랠리를 보이는 것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일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채수익률은 곧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장 큰 시험대는 4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될 것"이라며 "강한 수치를 예상하는데, 90만 명 이하의 일자리 추가가 나오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다시 1.52%로 가겠지만, 긍정적인 놀라움을 준다면 더 빠르게 치솟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채시장은 추가 국채 공급에도 대비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2021회계연도 2분기에 4천630억 달러를 차입할 계획이라고 추산했다. 앞서 2월에 예상했던 차입 규모보다 훨씬 커졌다. 오는 5일 재무부는 2분기 리펀딩 세부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만기별 입찰 규모 등이 공개된다.

메리즈 전략가는 "막대한 공급, 시장이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둘러싼 우려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초 부진했던 7년물 입찰 결과가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렸던 기억이 있다"고 진단했다.

에버코어 ISI의 데니스 드부세르 분석가는 "장기 금리는 여전히 묶여있지만, 단기 1개월 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은 점점 더 오르고 있다"며 "연준이 그린 윤곽보다 더 빠른 속도의 긴축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MUFG의 조지 곤칼브스 미국 매크로 전략 대표는 "주가가 하락한 게 국채수익률 하락 촉매가 됐지만, 국채시장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며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것만큼 경제 지표가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4월 고용보고서가 보유 패턴을 뒤흔들 수 있다"며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시장이 돌아가려면 금요일 블록버스터급 고용 수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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