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 말고도 팹리스업체인 미디어텍 역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미디어텍 주가는 지난해 초 이후 2배 이상 올랐으며 시가총액은 620억달러(약 70조원)로 대만의 2위 기업이 됐다.

이 회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드는 업체로, 이는 하나의 반도체로 다양한 부품을 통합하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디어텍은 모바일 칩셋 부문에서 퀄컴을 제치고 1위에 올랐으며 올해도 그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퀄컴과 마찬가지로 미디어텍은 팹리스업체로 반도체를 디자인해 파운드리업체인 TSMC 등에 제조를 맡긴다.

미디어텍은 중저가 시장에서 저렴한 칩셋을 제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퀄컴이 5G 칩셋 부문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디어텍은 이 부분에서도 퀄컴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지난 1분기 미디어텍의 매출은 전년대비 78% 급증해 사상 최고치로 퀄컴을 웃돌았으며, 올 2분기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한 것이 미디어텍에 도움을 줬다.

화웨이 스마트폰, 특히 고사양의 제품은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칩셋을 쓴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고사위기에 빠지면서 미디어텍의 고객사인 중국의 다른 스마트폰 경쟁업체들이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가 차지하는 출하 비율은 35%로, 1년 전의 28%보다 늘었다.

새로 늘어난 주문이 화웨이발 매출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오스틴 공장이 올해 초 최악의 한파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 역시 퀄컴의 사업에 영향을 미쳤다.

퀄컴이 일부 무선주파수 부품 생산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은 또 반도체 부족에도 더 잘 대처했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을 올릴 수 있었으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재고를 늘리려고 주문을 늘렸다.

WSJ은 퀄컴이 고사양 칩셋에서는 여전히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면서 이제 대만의 새로운 글로벌 경쟁자에 투자자들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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