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수입에 대한 미국의 억눌렸던 수요(pent-up demand)로 인해 미국의 무역적자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바꾸지 않음에 따라 달러화가 침몰할 위험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닐 킴벌리 금융 칼럼니스트는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판단을 해외 투자자들이 거부하기 시작하고 미 국채를 덜 사들이거나 국채금리 상승을 정당화할 정도의 물가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하면 달러화를 떠받치는 지지대는 무너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킴벌리는 물가 압력의 근거로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이전 분기 대비 4.1%나 올랐다는 점을 지적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누어 계산한 값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하는 종합적 물가지수이다.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생명보험사들은 작년 7월부터 8개월 연속 해외 채권을 순매도했다. 2005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장기간 순매도세를 보인 것이다.

이들은 채권 매각 대금으로 엔화 표시 국내 채권으로 옮겨갔다.

달러화가 일본의 4대 생보사의 외화 자산 가운데 3분의 2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조정은 달러화에 역풍이 될 수밖에 없다.

킴벌리는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도 지적했다. 미국이 지속해서 대규모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지난 3월 상품수지 적자와 수입은 모두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상품수지 적자는 906억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6.8% 증가한 2천326억달러를 나타냈다.

킴벌리는 "미국 소비자들의 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력하다"면서 "제품이 수입되는 대가로 달러화는 수출되며 역사적으로 보면 같은 금액의 달러화가 국채 등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 형태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국 채권으로 돌아오는 달러화의 재순환 속도가 떨어지면 외환시장은 달러화를 보유한 해외 투자자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통화로 다변화에 나섰다고 결론 내는 것이 논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킴벌리는 물가 상승이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채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미국 소비자들의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이는 달러화에 부정적이다. 마치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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