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사회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기업들이 ESG경영을 강조하면서 회계업계에서도 ESG 컨설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4대 회계법인은 ESG 전담 조직을 만들고, 인력을 확충하며 ESG 컨설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4대 회계법인의 ESG 담당자들을 만나 국내 기업들의 ESG경영 도입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 등을 물었습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권미엽 Pwc삼일회계법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플랫폼 파트너는 기업들이 발행하는 ESG채권에 대한 금리 메리트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ESG채권에 대한 믿음이 약해 기업들이 ESG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를 더 높여 발행하는 경향이 컸지만, 기업들의 ESG 경영이 가속화하면서 신뢰도도 높아져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권 파트너는 7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발행조건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해 ESG채권 발행 규모가 큰 기업들을 보면 금리 메리트가 생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SG채권은 기업이 ESG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용처가 제한된 채권이다.

국내 ESG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 2018년 1조5천억원 정도에서 지난해에는 39조3천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다만, 권 파트너는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기업가치가 더 커지기 위해서는 ESG에 투입되는 비용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적절한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파트너는 국내 기업들이 ESG 경영을 도입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ESG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크다고 전했다.

그는 ESG 수요에 따른 국내 기업을 세 그룹으로 나눠서 봤다.

첫 그룹은 관련 규제의 이행을 위해 ESG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그룹이다.

국내 2천여개 상장사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110개에 해당하는 기업들도 이에 속한다.

두 번째는 관망하는 그룹, 세 번째는 규제가 없지만, 회사의 가치 창출을 위해 ESG를 도입하고 싶어하는 그룹이다.

권 파트너는 세 번째에 해당하는 그룹에서 ESG 도입에 대한 컨설팅 수요가 많다며 비상장사 중에서도 ESG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잘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ESG 경영이 기업들의 경영 현안이 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블랙록자산운용 등 국내외 투자자들의 움직임 등 복합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권 파트너와 함께 인터뷰에 나선 이보화 디렉터도 "블랙록이 피투자회사에 연례 서한을 통해 TCFD(기후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공시를 요구하면서 지난해부터 프로젝트들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파트너는 ESG 중 환경 분야가 사회 등 다른 분야보다 측정하기 쉽다는 점에서 제일 먼저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SG 중 상대적으로 환경 분야가 조금 더 측정하기가 쉽고, ESG 규제를 먼저 한 유럽에서도 환경 분야를 제일 먼저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회계기준을 만드는 IFRS에서도 비재무적 요인 공시 기준을 만들 때 기업들에 인터뷰하니 ESG를 한꺼번에 도입하기보다 순차적으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직 기업이 ESG를 잘하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한 평가 기준은 통일된 것이 없다며 "현재 ESG의 본질과 평가 간의 간극을 메우고, 다듬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여러 평가기관 간의 ESG 평가 기준이나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종종 같은 기업에 대한 ESG 평가등급이 평가기관에 따라 천차만별 차이가 나는 경우가 생긴다.

권 파트너는 "아직 ESG 평가가 시작 단계"라면서도 "ESG 평가 시 산업이나 기업별 특성을 조금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삼일회계법인은 ESG플랫폼 형태로 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전사적으로 종합 컨설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음은 권 파트너와 이보화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 최근 들어 기업들이 ESG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특히 왜 현시점에 기업들이 ESG 경영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가.

▲(권미엽) 사실 어느 하나의 요소라기보다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 이게 처음 시작된 게 UN의 책임투자원칙인데 투자자 관점에서 시작됐다. 드라이브를 건 게 블랙록이다. 블랙록이 움직이면서 국민연금도 움직였다. 국민연금은 대부분의 상장사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기업들이 ESG가 좋은 것이라는 건 알겠지만, 막연했던 것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가 지각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문제에 부딪힐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됐다.

(이보화) ESG는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프로젝트들이 본격화한 것은 작년부터다. 그전까지는 ESG를 권고만 하다가 올해부터는 공시를 의무화했다. 특히 금융기관들은 과거에는 비용이라고 느끼던 것을 올해부터는 TCFD(기후변화가 기업에 끼치는 영향 공시) 등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의무로 해야 한다.

-- ESG 컨설팅을 받는 기업들의 가장 큰 니즈는 무엇인가. ESG 경영에 대한 요구가 더 큰 특정 산업이나 섹터가 있는지.

▲(권) 기업을 3개 그룹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상장사 2천 개 중 110개 정도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ESG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그룹으로, 주로 화학이나 유틸리티처럼 그간 규제를 많이 받아온 기업들이다. SK이노베이션이나 포스코 등 탄소 배출 많이 하는 기업들은 이미 투자를 많이 했고, ESG도 잘하고 있다. 두 번째는 관망하는 그룹. 세 번째는 규제가 없지만, 회사의 가치창출을 위해 ESG경영을 수행하는 회사다. 세 번째 그룹에서 ESG가 무엇인지, 어떻게 도입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컨설팅 수요가 많다.

-- 국내 기업들의 ESG 도입이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가장 성과가 좋은 기업은 어디인지. 특히 어떤 부분에서 잘하고 있다고 보는가.

▲(이) 특정 기업을 대답하기는 곤란하지만, 비상장사 중에서도 ESG에 관심 있어 하고, 잘 도입한 기업들도 있다.

-- 기업들이 발표하는 ESG 계획을 보면 대부분이 플라스틱 감축, 탄소중립처럼 환경(E)에 치우친 경향이 있는 것 같다. ESG 글로벌 스탠다드 관점에서 한국 기업들은 어떤 점이 부족하고,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권) 사회(S)보다 환경(E)이 측정하기가 쉬운 측면이 있다. 실제 ESG 규제를 먼저 시작한 유럽에서도 환경 부문을 가장 먼저 했다. 국제회계기준 만드는 IFRS에서도 비재무 요인을 공시하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 기업들에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기업들이 ESG 세 요인을 한꺼번에 공시하기보다 순차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는 환경 부문을 더 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준으로는 지배구조 측면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재벌이 있는 한국 기업 특성으로,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기업 현업 부서에서는 ESG 경영을 도입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모든 지표를 수치화해서 표현하는 것을 꼽고 있다. 예를 들어 지게차를 전기차로 바꿨을 때 탄소 배출량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혹시 기업들이 ESG 경영을 좀 더 쉽게 도입하기 위해서 개별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더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권) ESG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정량·정성적 평가 기준이 있다. 정량적 평가 기준은 탄소 얼마나 줄였는지 등이고, 정성적 평가 기준은 우리가 뭘 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직 국내 기업은 정성적 평가 기준 위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쓰고 있는 수준이다. Pwc에서는 비재무적 요인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해 컨설팅받으러 오는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이런 측정의 문제는 전문가의 영역이다.

-- 국내에서는 ESG 등급을 평가하는 기관 간 기준 등에서 차이가 있는지. 국내 기업들의 ESG를 활성화하기 위해 평가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권) ESG 3가지 요인을 평가한다는 공통점 외 평가 기준이나 방식은 기관마다 다 다르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ESG의 본질과 평가 간의 간극을 메우고, 다듬어가는 과정이다. 산업이나 기업별 특성을 좀 더 고려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MSCI는 산업을 고려하더라도 비료 기업과 산업가스 기업이 같은 항목으로 묶이는 경우가 있다. 비료는 물이 중요한 기업인데 산업가스는 반대인데, 이런 경우 같은 평가 기준을 적용하면 손해 보는 쪽이 생긴다.

(이) 평가기관의 시작점도 다르다. MSCI 같은 경우는 기업 등급 평가해서 투자하려는 기관이었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같은 경우는 지배구조를 위주로 보던 회사다. 여기서 출발해 지금 ESG를 평가하고 있다 보니 평가 방식이 다 다르다. 지금 평가기관에서는 그룹사가 유통, 화학 등 여러 산업의 사업을 하고 있더라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대표 산업군 하나를 정해서 평가하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간극이 있다. 평가 기준이 다양해 기업들의 피로도는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 국민연금이 ESG투자를 활성화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일부 기업 중에서는 좋은 ESG 등급 평가를 받아도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ESG 등급과 기업들이 받는 투자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이) 아직 정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체로 실적이 좋고, ESG를 더 할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ESG 평가를 잘 받고, 실적이 좋다 보니 투자도 잘 받는 경향이 있다.

(권) ESG채권의 경우 금리 메리트가 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ESG에 대한 믿음이 약하다 보니 더 금리를 더 높게 발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부터는 LG화학 등 ESG채권 발행 규모 큰 데 보면 발행조건이 달라서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금리 메리트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ESG를 잘하면 기업가치가 커지는지 이건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ESG에 투입되는 비용 이상으로 밸류를 창출해야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것 같다. ESG 비용만 지출하고 밸류를 창출하지 못하면 기업가치는 올라가지 않는다. 그 적절한 접점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해 보인다.

-- 삼일회계법인의 그간의 성과를 소개해 달라.

▲(권) ESG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뿐만 아니라 세금 이슈, ESG 인증 이슈 등 여러 가지 챙겨야 할 부분이 많다. 삼일은 ESG플랫폼 형태로 각각의 전문가들이 특정 프로젝트를 할 때 다 모여서 전사적으로 종합 컨설팅을 할 수 있다. Pwc의 글로벌 오피스가 있어 해외의 잘한 케이스 등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리스크 관리 부서 밑에 ESG 팀이 있으면 리스크를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 등 조직 구성에 따라 중시하는 분야가 달라진다. 삼일은 플랫폼 형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컨설팅한다. 20~30명이 속한 조직과 전사적으로 플랫폼 구성해서 하는 조직은 다를 수밖에 없다.

jy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