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격 하락해도 위기 증폭 가능성 작아

아케고스 사태, 헤지펀드 등 투명성 필요 부각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단기 금융안정에 최대 위험이라고 지목했다.

자산 가격에 대해서는 심리 이동에 따른 큰 폭의 하락에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발표한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위험 선호가 고조된 수준에서 하강하면 일련의 자산가격은 대규모의 급작스러운 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 금융 시스템의 광범위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만약 바이러스 억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회복이 정체되면서 가계와 기업을 제약할 경우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금융 시스템의 다른 부분들은 탄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은 충분히 자본을 갖추고 있고 브로커와 딜러 사이에서 레버리지는 낮았다.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기업은 낮은 이자율과 실적 개선으로 자신들의 의무를 더 잘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자산가격은 작년 11월에 나왔던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경고를 받았다. 이날 보고서는 위험선호 지표가 그 이후 주식시장과 채권 시장에서 계속 상승했다고 보여줬다. 보고서는 높은 레버리지와 불투명한 위험지역이 특히 헤지펀드와 관련 거래자들 사이에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주식을 포함한 시장 일부에 대해 "다소 거품이 끼었다"고 묘사했다.

지난주 파월 의장은 "전체적인 금융 안정 구도는 혼재됐다"며 "하지만 결국, 아시다시피 관리 가능하다.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 여건이 완화적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중요하고 적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월가의 전략가들과 일부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고 기업들이 강한 이익 증가를 보고하는 한 높은 주가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한 투자심리는 주가 상승에 일조했으며 이들이 갑자기 전망을 바꾼다면 시장은 위험한 되돌림에 노출된다고 FBB 캐피털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연구 이사는 지적했다.

경제학자와 연준 관료들은 경제회복에 활력을 넣기 위한 중앙은행의 노력이 자산가격 상승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베렌버그 캐피털 마켓츠의 미키 레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융의사결정 왜곡, 높은 주가 지지, 부의 불평등성 심화, 금융불안정성 위험 고조와 같은 정책의 의도치 않은 효과를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연준은 단기적으로 고용의 이익이 이런 비용과 위험을 능가한다고 인지하고 있다"고 지난 5일 배포한 노트에서 적었다.

연준의 금융안정보고서는 '문화적 상징이 된 주식'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지지를 받는 기업상장 열기에 대해 투자자들의 위험선호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저등급 회사채 금리가 최근 6개월 동안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심각하게 하락했다"며 투자자들이 위험을 짊어지면서 낮은 수익을 받아들이는 것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산가격 하락이 오더라도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는 양상이 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지난해 경제상황을 보면, 기록적인 경기 확장으로 평균적인 미국 가계는 상대적으로 금융 능력이 강했고 은행들은 2008년 위기 이후 규제가 작동한 영향으로 충분한 자본을 갖췄다. 2020년 3월 경제활동이 붕괴하자 정부는 차입능력을 이용해 수조달러의 자금으로 가계와 기업을 지원했다.

전 연준이사인 도널드 콘은 "주택가격, 암호화폐 등 자산 가격의 하락은 이들을 보유한 사람들을 해칠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지난 2007~2008년 그랬던 것처럼 은행과 투자은행의 취약성을 거치면서 증폭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콘 전 연준이사는 이것이 금융시스템의 다른 영역, 즉 헤지펀드나 머니마켓펀드, 뮤추얼펀드 등이 자산가격 하락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날 연준 보고서는 주요 대형 은행에 100억 달러 이상의 예기치 못한 손실을 안겨준 아케고스 캐피털의 붕괴에 대해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전이시킬 수 있는 헤지펀드와 다른 레버리지 활용 금융실체들에 있어 더 큰 투명성의 필요"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연준은 금융 시스템 안정 증진을 주요 역할 중 하나로 바라보면서도 통화정책과 투자자에 의한 과도한 위험 추구를 방지할 수단은 거의 없다. 통화정책은 노동자, 소비자,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무딘 수단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준 관료들은 높은 자산가격이 높은 이자율은 물론이고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 감소를 요구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외는 댈러스 연은의 총재인 로버트 카플란인데 그는 이날도 연준이 가능한 한 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는 "이런 자산매입이 만들어 낸 일부의 과도함과 불균형에 비춰 볼 때 이 주제에 대해서 빨리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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